해양플랜트 손실 반영으로 4조원대 적자 예상···기술 확보와 노사 화합 필요
실적발표를 하루 앞둔 조선 빅3가 올 2분기 나란히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불황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29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진행한다. 대우조선해양도 공시를 통해 잠정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실사와 맞물려 장기간 휴가에 돌입했지만 경영정상화를 앞당기기 위해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 및 증권업계에서는 조선 빅3의 영업적자 규모가 4조원대를 웃돌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약 2000억원, 삼성중공업 1조원, 대우조선해양이 3조원 등이다.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예상 외의 손실이 발생했고 이들을 모두 2분기 실적에 반영하면서 적자폭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 업체 중 가장 많은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대우조선해양은 잠정 파악된 손실을 이번 2분기에 모두 반영할 계획이다.
대우조선 내부 실사 결과 수주한 프로젝트 원가가 실제 건조 과정에서 크게 늘면서 애초 예상한 실행예산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선박을 인도하고도 받지 못한 장기매출채권 중 일부는 회수하기 어렵게 됐고 해외 조선소나 풍력 사업 등 자회사에서 적지 않은 손실이 발생한 것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파악됐다.
이에 정성립 사장은 최근 긴급 담화문을 통해 향후 비핵심 자산 매각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겠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지난 27일부터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에 경영관리단을 파견해 실사를 진행 중이다.
삼성중공업도 최대 1조7000억원의 해양플랜트 부문 손실을 이번 실적에 반영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분기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7500억원의 손실을 반영했지만 일각에서는 이 규모가 지나치게 작다고 평가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회계에 해양플랜트 부문 손실의 대부분을 반영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손실폭이 적으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프로젝트의 계약변경 등에 따른 2000억원 정도의 영업적자는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하반기에 조선 빅3의 경영환경이 개선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과 함께 실질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해양플랜트 기술력 확보가 문제점으로 꼽힌다. 앞서 정성립 사장도 회사가 수주한 해양플랜트가 설계와 공정상 오류가 많았기 때문에 실제 건조과정에서 당초 예상한 실행예산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그간 국내 조선업계는 설계나 자재를 대부분 해외 업체에 의존해왔다. 이와 함께 업체간 단가 낮추기 경쟁이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수익성 하락을 불러왔다. 결국 해당 사업에 대한 기술과 경험 부족이 대규모 적자의 근본적인 원인인 셈이다.
회사와 직원 사이의 신뢰 회복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세 업체 모두 2015년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지만 마땅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일단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실사가 마무리 될 때까지 노사가 임금협상을 잠시 미뤄둔다는 데 합의했지만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올해도 노사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지난주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59.5%의 찬성으로 2년 연속 파업이 가결됐다. 이후 사측이 임금동결, 생산성 향상 격려금 100% 지급, 안전 목표 달성 격려금 100만 원 지급 등을 골자로 한 협상안을 내놓았지만 노조가 반발하면서 파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2분기 국내 조선업계에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지만 상선수주 등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면서 “이럴 때일 수록 기술 확보와 회사 안정을 위한 구성원들간의 원만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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