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업계, ‘미세먼지’ 우려에 실적 반등 청신호

미세먼지 대책으로 경유차 규제 강화

SK가스·E1, 디젤 사태로 반사이익 기대

렌터카 업체 제휴해 다양한 상품 제공 중

정부가 미세먼지 해결책으로 경유차 사용 규제를 강화하면서 SK가스와 E1 등 국내 LPG업계가 실적 반등의 기회를 맞았다. 경쟁 연료인 경유의 수요 감소가 예상되면서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3일 정부가 발표한 미세먼지 특별대책은 사실상 경유차에 대한 혜택 폐지를 골자로 한다. 경유차 인증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조기폐차사업을 확대해 2005년 이전 차량의 폐차를 2019년까지 마무리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저감장치를 달지 않은 노후 경유차의 경우에는 앞으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의 운행을 제한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LPG업계에서는 현재의 상황을 내심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이번 대책이 시행될 경우 LPG 연료로 수요가 어느 정도 이동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LPG차는 모델이 일부에 지나지 않고 일반인의 사용도 여전히 제한돼 있어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란 점은 업계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다만 관련법 개정과 함께 LPG차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추세라 수요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에 LPG차는 장애인·국가유공자·택시·렌터카 등 일부만 운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법이 개정되면서 2017년부터는 등록 후 5년을 넘긴 LPG 중고차(택시·렌터카)를 일반인이 소유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정부에서 미세먼지 해결책을 논의하면서 LPG차 규제를 풀어주는 방안도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최종 대책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일단 SK가스와 E1은 각각 렌터카 업체와 협력해 서비스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운전자들에게 LPG차의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SK가스는 SK렌터카와 ‘카 케어 플러스 LPG’ 멤버십을 출시해 개인장기렌터카 이용자가 충전소를 이용할 때 리터당 50원의 OK캐시백을 적립해주고 있다.

E1은 자사의 오렌지카드 회원이 롯데렌터카 상품인 ‘LPG60’ 계약을 체결한 후 충전소에서 월 2회 이상 충전하면 10개월간 매월 1만 포인트를 준다.

이들 업체는 LPG차 운전자를 위한 혜택을 늘리고자 향후에도 다양한 제휴상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인 수치는 파악할 수 없지만 해당 상품이 알려진 이후 LPG 장기렌터카 이용을 원한다는 상담자가 늘어났다는 후문이다.

그간 LPG업계는 내수 판매 위축과 저유가 기조에 따른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다소 부진한 실적을 냈다. 특히 LPG차 등록대수 감소에 따른 수송용 수요가 줄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으로 LPG업계가 실적 회복의 전기를 맞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디젤 사태로 경유가 부각되면서 LPG나 LNG 등 가스연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당장 큰 변화가 나타나진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