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경영진 사재 출연 검토 한진해운·한진그룹에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 촉구 학계 “정부 국내적 시각에 한해 사태 판단” 비판
13일 정부와 새누리당은 오전 국회에서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물류대란 피해 최소화를 위한 2차 협의회를 열었다. 이는 지난 6일 열렸던 당정협의회 후속으로 추석 연휴에 피해가 확대되는 것을 막고자 했으나 눈에 띄는 진척은 이뤄지지 않았다.
당정은 이날 한진해운 물류대란 사태 관련 전현직 경영진의 사재 출연과 정부의 지원 방안을 점검했다. 새누리당은 한진해운 물류대란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수출화주와 협력업체의 지원책 마련을 정부에 당부했다.
한진해운과 한진그룹의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는 거점 항만별 압류금지조치(스테이오더) 신속 발부와 화주에게 상황 정보 24시간 제공, 해운업 집중 지역 고용 조정 대책, 대체 선박의 조속한 확보 등이다. 1차 협의회 때와 별반 차이 없는 대책만 내세웠다.
해양수산부가 전세계 한진해운 선박에서 하역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약 1730억원~2000억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오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사재출연 400억원을 한진해운 계좌에 입금을 완료,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도 100억원을 조만간 지급한다고 밝힘에 따라 한진해운에 필요한 자금은 1230억원~15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한진해운 발 물류대란 해결을 위해선 역부족이라는 게 해운업계 분석이다. 일부 해외 터미널에서는 뿐만 아니라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12일 ‘Hanjin Belawan’호가 상해에서 선적한 후 홍콩 Kwai Chung Container Terminal에 도착했으나 홍콩인터내셔널터미널은 한진 컨테이너 박스당 $1285~$1928 추가 부과해 홍콩 현지 화주의 공분을 샀다.
또한 한진해운 사태로 인해 수입물품값 상승 중이다. 업계는 크리스마스 시즌 대비, 10월 초부터 컨테이너운임이 최대 50% 인상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UPS는 한진 컨테이너화물 운송을 대체하기 위해 타 선박회사와 항공운송사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로 한진해운 발 물류대란이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당정협의회가 한진해운 물류대란 사태 해결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포퓰리즘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동현 평택대 무역물류학 교수는 “조선업과 해운업은 쌍둥이 남매 같은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정부 태도는 하나는 적자고 하나는 서자 취급을 하고 있다”며 “해운업이 조선업에 비해 국내 고용 창출은 적을지 모르지만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조선업에 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선업은 지역고착성이 있다 보니 지역에 대한 배려가 정부 정책에 반영됐다면 해운업은 그와 같은 특별한 지역이 없다”며 “우리나라 정책은 국내적 시각에서 보고 판단해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주희 기자 ljh@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ljh@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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