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에 제약·바이오주 동반 미끄럼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반등 계기될까
한미약품은 지난달 30일 공시를 통해 베링거인겔하임의 권리 반환 소식을 알렸다. 시장에서는 올무티닙 투약 환자 중 3건의 부작용 사례(2명 사망, 1명 직접적 약과 관련 사망)가 발생한 것과 경쟁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의 성공적 임상3상 발표 등이 권리반환에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추정 중이다.
호재성 공시 뒤 악재성 공시를 띄운 점과 내부자 정보유출로 인한 공매도 의혹 등이 불거지며 한미약품의 주가는 급락했다. 코스피 상장 제약사 시가총액 1위인 한미약품의 약세에 관련 제약사들의 주가도 함께 미끄럼을 탔다. 특히 국내 제약사 중 한미약품와 같은 신약 개발업체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그간 굵직한 기술수출 계약으로 PER(주가수익비율)이 높아져 있었는데, 이번 사태로 임상 실패 위험성 우려가 높아진 탓이다.
조 단위를 뛰어넘는 천문학적 기술수출 금액이 확정된 수익이 아니란 점이 투자자의 불안감을 고조시킨 셈이다. 그간 제약사들이 기술 판매 계약 체결 때 시장에 발표하는 기술수출 금액이 상용화까지 가정해 산출한 전체 금액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약업체들을 신약 기술을 수출하면 계약금 형태로 전체 수출 금액의 10%를 받고 나머지는 임상 시험을 통해 성공 때마다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지급받는다.
제약주들의 가치 조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올해 말 상장을 준비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이 제약주의 반등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덩치 탓이다. 전체 주식수의 25% 가량을 공모 예정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희망 공모가 기준)은 7조5000억원에서 9조원가량이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제약사 중에선 1위이며 전체 증시에선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 다음이다. 대형사의 상장으로 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자 관심 상승으로 동반 성장을 낙관하는 것이다. 또한, 국내 최대 재벌사인 ‘삼성그룹’이 바이오를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꼽은 점도 기대감을 더한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 중 일부는 두 회사의 성격이 다른 점을 고려해, 신중히 투자를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 중이다. 기술개발 수출 중심의 한미약품과 달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MO(위탁생산업체)로 타 제약사와 5년에서 10년의 수주계약을 통한 수익구조를 가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증권신고서를 살펴보면 비교 기업으로 국내 기업 중에선 셀트리온이 이름을 올렸다. 임상 실패 위험성 대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공급과잉과 과당경쟁으로 인한 제품 값 하락, 판매량 등이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이란 설명이다.
이에 제약 관련 애널리스트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한미약품을 비교하긴 무리가 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이 관련 업종의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하긴 하나 이는 단기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이 전체 제약주의 반등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며 “대신 종목별로 가치 평가가 다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가람 기자 jay@
뉴스웨이 장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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