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 적정의견 등 매각불확실성 해소중정작 산은 매각 미온적···"가치상승 우선"매각공고도 없던 일 될 듯···시장 신뢰 잃을 수도일부 대우직원 불만···제2 대우조선 우려도
20일 건설부동산업계와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최근 대우건설이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적정 의견을 받았지만,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내부적으로 대우건설 매각일정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달 2016년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뒤 다음달부터 매각공고와 주관사 선정 등 절차를 밝을 계획이었지만 산은측이 속도조절에 나선 셈이다. 당장 한두달안에 매각공고를 내는 등 매각을 위한 작업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산은측은 대우건설 가치(주가) 상승이 최우선 과제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6000원대로는 매각시 조단위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 기존 이동걸 산은 회장이 제시한 1만3000원대 주가는 아니더라도 최소 1만원대는 찍어야 경영권 프리미엄 감안해서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4분기 대우건설이 8000억원에 육박하는 의도적인 빅배스(대규모 손실처리)에 나선 만큼 시간이 갈수록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입장은 조기 매각나서겠다던 기존 산은 입장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실제 최근까지 대우조선해양 대규모 부실 사태로 곤욕을 겪고 있는 산은은 지난해 연말 대우건설 만큼은 조기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고, 올 초에도 하반기 매각을 위한 4월 매각 공고를 시장에 직간접으로 알리는 등 의욕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최근엔 대우건설 지분을 보유한 KDB밸류 제6호펀드의 만기(10월)을 또다시 한차례 연기할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등 기존 매각 의지 자체를 의심케하는 입장변화가 감지되면서 시장에선 산은이 시장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시각은 물론 제2 대우조선 사태까지 염려하고 있다.
그 사이 갈길 바쁜 대우건설은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다. 지난해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의견거절사태를 겪으면서 조만간 상장폐지 등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악의적인 루머에 시달려 온 탓에 이번 안진 의견 적정으로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기대했던 대우건설으로선 매각 연기가 달갑지 않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매각 연기로 되레 빅배스에 따른 어닝 쇼크만 시장에 전파한데다, 향후 매각 불확실성도 추가되면서 재건축 수주전과 시중은행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에서 타사들의 악의적 루머에 시달릴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추가적인 자금 지원이 절실한 대우건설로서는 가치 상승만 부르짖는 산업은행보단 대우건설 성장세에 가속도를 붙일 실탄을 보유한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자금으로의 인수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를 비롯한 국부펀드가 대우건설 인수 의향을 내비쳤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직원들 동요가 있었다. 이는 이제 산은 우산에서 벗어나 더 확실한 자금 지원이 가능한 중동 자금으로 옮겨타야 하다는 일부 내부직원들의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산은의 매각 연기 가닥이 산은과 대우건설간의 관계에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실제 대우건설 일각과 시장에선 제2 대우조선해양 사태가 자신들에게도 닥치지말라는 보장이 없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최근까지도 대규모 부실사태로 정부 지원없이는 생존이 사실상 불가능하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관리 부실 등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제2 대우조선사태가 대우건설에 발생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그 사실은 산은측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때문에 산은이 조기 매각에도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 산은측의 헐값 매각 우려감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향후 대우건설에 불확실성만 키울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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