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테슬라 상장’ 1호 기업은 누구?

적자여도 성장성 있으면 상장 가능

기술평가 없어 다양한 분야에 적용

티몬·배달의민족·카페24 등 추진

대형 증권사도 신규 먹거리로 관심

‘한국형 테슬라 요건’을 통해 주식시장 입성을 노리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테슬라 요건은 적자기업이라도 미래 성장성이 있으면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금융위원회가 올해 1월부터 도입한 제도다. 미국의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나스닥 상장 사례를 참고해 만들어졌다.

현재 거론되는 기업들이 상반기 중 예비심사를 청구할 경우 2∼3개월가량인 심사 기간을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 처음으로 테슬라 상장에 성공하는 회사가 나타날 전망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업체 티켓몬스터(이하 티몬),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전자상거래 플랫폼 업체 카페24 등이 테슬라 상장 1호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티몬은 최근 삼성증권과 상장 주관 계약을 맺고 상장을 추진 중이다. 티몬은 2015년 기준 총 매출액이 1959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성장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영업손실이 1419억원으로 적자 상태다. 테슬라 요건 상장과 일반 상장을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아한형제들도 테슬라 요건을 활용한 사장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은 849억원으로 전년 대비 71.5% 늘어났고, 2015년 영업손실 249억원을 만회해 영업이익 25억원을 기록했다.

카페24는 미래에셋대우, 한화투자증권, 유안타증권과 상장 주관 계약을 맺고 이르면 올 하반기 코스닥 시장 입성을 노리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18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2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일반적으로 이들 회사처럼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경우 상장이 어렵다. 기술평가특례상장이 있으나 기술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어 대부분 바이오기업에게 편중됐다.

그러나 테슬라 상장은 기술력 입증 없이 성장세가 높은 유망한 기업들이 상장할 수 있도록 도입돼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케팅 비용, 연구개발비용 등 큰 자금력이 필요한 회사들의 경우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기대도 크다.

이에 대형 증권사들도 테슬라 상장 1호 주관사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테슬라 상장 요건에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 후 3개월간 주관사에 ‘풋백옵션’을 의무적으로 부여한다. 테슬라 요건으로 상장한 기업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10% 이상 하락하면 주관사가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주식을 사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형 증권사 위주로 테슬라 상장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정상적인 상장 통로가 아닌 우회 방식으로 적자기업이 증권시장에 상장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특히 성장성, 사업성을 평가하는 것이 어렵고 실질적으로 성장이 가시화 할 때까지 투자자들의 수익 실현보다 피해가 커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전도유망한 기업이 자금을 유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이들 기업의 입성으로 증권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테슬라 상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 상장의 경우 적자가 있으나 유망한 기업을 선별해내는 것이 중요한 만큼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의 책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