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보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마감한 도시바메모리의 2차 입찰에는 SK하이닉스-베인캐피털 연합과 또 다른 미국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컨소시엄, 미국 반도체업체 브로드컴, 대만 홍하이정밀공업 등이 응찰했다.
도시바 2차 입찰에서 인수대금으로 홍하이그룹은 이미 1차 입찰에서 3조엔을 제시했고 브로드컴-실버레이크 컨소시엄은 이번 입찰에서 2.2조엔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1조엔 초반 대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4월 출국금지가 해제된 이후 가장 먼저 일본을 찾아 도시바 경영진을 만났다는 점에서 이번 인수에 거는 기대감과 중요도를 읽을 수 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2차 입찰 참여 전에 베인캐피털과 함께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에 공동 출자를 타진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게 되면 단숨에 업계를 주도할 수 있는 위치가 된다는 점, 일본 정부에서 한국기업에 매각을 꺼려 한다는 점 등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베인캐피탈이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도시바 반도체사업의 지분을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일본 내 투자자를 지속 모집할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 컨소시엄은 SPC의 지분 51% 이상을 출자해 경영권을 확보하고 나머지 지분은 일본 내 투자자들에게 넘기는 방안이다. 자연스럽게 도시바메모리 경영진과 도시바 등이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그동안 일본 정부가 가장 선호해 온 미-일 연합 방식으로 도시바와 INCJ를 통해 매각자의 선호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다.
다만 도시바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가격을 제시한 곳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도시바가 도시바메모리를 매각할 만큼의 상황에서 부채 해소가 가장 먼저 고려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외신들도 브로드컴과 KKR컨소시엄이 한 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내고 있다. 브로드컴의 경우 2조2000억엔(약 22조2000억원)을 제시하면서 도시바가 원하는 2조엔보다 높은데다 일본 정부가 보다 선호하는 미국 업체이기 때문이다.
한편 19일 2차 입찰을 마감한 도시바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한달 가량 걸릴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도시바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실사 등을 거쳐 내년 3월까지 모든 매각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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