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11번가 미래 이커머스 선도할 플랫폼”협상 중이던 롯데 “지금은 공식 입장 없다” 말 아껴
11번가를 둘러싸고 분사 후 매각 등 여러 잡음이 끊이지 않던 찰나에 SK텔레콤이 선 긋기에 나서면서 신세계에 이어 후발 협상자로 불리던 롯데와 협상도 사실상 틀어졌다는 분석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11번가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규정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8일 “10년간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국내 대표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입지를 다진 11번가가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라며 “SK텔레콤은 11번가를 통해 미래 커머스를 선도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롯데가 11번가의 지분 투자 등을 두고 SK와 협상 중이던 터라 더욱 주목받았다. 특히 SK텔레콤이 업계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해 온 11번가 매각설을 단번에 해명한 상황이 되면서 롯데와 투자 협상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에 앞서 11번가 인수를 검토했던 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인수를 경험했던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11번가와 롯데그룹은 동시에 말을 아끼고 있다. 모두 상대 회사의 입을 통해 정보나 입장이 나갈 수는 있어도 공식적으로 내놓을 입장은 없다는 반응이다.
11번가 관계자는 협상 중인 롯데와 향후 절차에 대해 “관련 입장은 롯데에서 설명하는 게 옳아 보인다”고 말을 아겼다. 롯데그룹 관계자 역시 같은 사안에 “공식적으론 입장 없음”이라며 “설명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11번가에 대한 지분 투자 가능성이 열려있다며 이를 둘러싼 기존 주장들이 완전히 사그라들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주영훈 연구원은 이날 “11번가의 매각설이 불거진 것은 영업 손실 부담 때문”이라며 “올해 상반기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한 4조2000억원으로 기록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지난해 SK플래닛의 영업손실 3652억원 중 2000억원이 11번가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산될 정도로 수익성 개선이 더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역시 SK텔레콤이 “올 상반기 거래액 4조 2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고 밝힌 부분이라는 점에서 큰 설득력을 얻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특히 이커머스 업계는 미래를 위한 투자 사업으로 인식되는 상황이며 다른 업체 모두 아직까지는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반박이 나올 수 있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SK그룹 차원에서도 11번가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강조한 것으로 안다”며 “당분간은 그간 어수선했던 인수설이 힘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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