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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 해서라도 서울대 가라더니···저서로 본 오해와 진실

[홍종학 탐구]삼수 해서라도 서울대 가라더니···저서로 본 오해와 진실

등록 2017.11.23 16:18

수정 2017.11.23 16:19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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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 ‘내로남불’ 등 숱한 책·논문 논란의 중심박정희 정권 ‘나치즘’에 빗대···친기업주의 비판 의도학벌주의 조장 지적···“명문대 독식구조를 깨자는 말”

삼수 해서라도 서울대 가라더니···저서로 본 오해와 진실 기사의 사진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대표적 재벌 개혁론자로 손꼽힌다. 홍 장관이 펴낸 책과 논문을 살펴보면 그의 경제관이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위원장 못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러 집필 과정을 통해 그는 재벌이 경제에 미치는 해악을 비판하며 재벌개혁을 외쳤다.

그러나 ‘암세포’, ‘나치즘’ 등 과격하고 정제되어 있지 않은 그의 화법이나 반어적인 표현은 숱한 오해를 낳기도 했다. 그렇다면 저서나 논문 등을 통해 드러났던 홍 장관의 경제관에 대한 그간 논란들은 사실일까.

홍 장관은 지난 2000년에 쓴 ‘재벌문제에 관한 두 가지 견해: 진화가설 대(對) 암세포 가설’이란 논문과 다음해 2001년 발표한 ‘한국은 망한다’라는 저서에서 재벌을 암세포에 비유했다.

그는 “재벌은 평상시에는 끊임없이 세력을 확장하며 불공정 경쟁을 일삼아 많은 중소기업을 몰락하게 만드는 반면, (중략) 부실한 재벌기업은 바로 죽어야 할 때 죽지 않아 전체 경제의 조화를 깨는 것이 문제가 되는 암세포와 같다”고 주장했다.

사실 홍 장관은 암세포의 의학적 특성을 이용해 재벌이 경제구조에 미치는 해악을 설명하려 했다. 이는 그 동안 그가 숱하게 주장했던 재벌개혁론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 그러나 해당 논란은 ‘암세포’라는 자극적인 단어에 촛점이 맞춰져 확산됐다.

그는 또 2008년 발표한 학술논문 ‘친기업주의와 한국경제’에서 1987년 이전 한국의 경제 체제를 독일의 나치즘과 일본의 군국주의 시대와 같은 국가사회주의 체제라고 규정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논문에 따르면 그는 “히틀러는 대공황으로 위기에 처한 독일 대기업 집단을 살리면서 한편으로 높은 실업률로 고통받는 일반 대중의 요구에도 부응해야만 했다”며 “국가와 대기업 집단이 결탁하면서 일반 대중의 지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압제적 방법 동원이 불가피했다. 일본의 경우도 재벌과의 결탁으로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고 서술했다.

이어 “과거 한국의 박정희 정부 역시 재벌과의 정경유착에 의한 경제성장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대중의 지지를 얻고자 하는 의도에서 압제적 통치 방식을 선택했는데, 상당한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 장관은 이 논문을 통해 이명박 정부가 박정희 시대와 같은 성장위주의 친기업 정책을 펼것을 우려하며 정부와 재벌의 정경유착 문제를 지적하려던 의도였다. 그러나 이 논문 또한 ‘나치즘’, ‘히틀러’, ‘군국주의’ 등에 박정희 정권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 큰 논란거리가 되고 말았다.

아울러 홍 후보자는 ‘한국은 망한다’를 통해 서울대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전후 30년 동안 국가에 가장 큰 공헌을 한 두 집단을 ‘서울대’와 ‘재벌’로 인정하면서도 1980년대 중반을 전후한 시점부터는 두 집단의 독점적 지위가 강화돼 국가에 ‘가장 큰 부담을 주는 집단’으로 바뀌었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힘들여 노력하지 않아도 망하지 않는 집단이 있다면, 그 집단은 낙후될 수밖에 없다”며 “누구나 노력하면 최고를 앞지를 수 있는 경쟁세력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서술했다.

이런 생각은 그의 저서 ‘삼수, 사수를 해서라도 서울대에 가라’에서도 나타나 있다. 1998년 경원대(현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 재직 시절 쓴 책으로, 몇몇 표현에 있어 학벌주의를 조장한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책의 목차를 보면, ‘명문대학 입학을 돈으로 따지면’, ‘패자부활전 없는 대학입시’, ‘서울대의 나라’ 등 학벌을 중시하고 엘리트주의를 조장하는 것처럼 보이는 대목이 다소 있다. 하지만 실제로 서울대 문제에 대해 홍 후보자가 그동안 펴온 주장은 논란을 빚는 책의 제목이나 일부 표현과는 사실 다르다.

논란이 일자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삼수, 사수해서라도 서울대를 가라’고 한 것은 일종의 ‘화이트 거짓말’”이라며 “이 책을 보고 서울대를 가라고 인식한 것을 이해 못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책은 한국사회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서울대를 가자는 게 아니라 서울대 독식구조를 깨자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홍 장관 또한 “책 자체에 명문대 독식구조라는 우리나라의 문제를 해결하자는 내용이 있다. 언론에서 일부분만 인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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