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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워진 ‘중국·러시아’, 멀어지는 ‘일본’

[文정부 첫해]가까워진 ‘중국·러시아’, 멀어지는 ‘일본’

등록 2017.12.29 09:14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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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러시아와 잦은 접촉, 새로운 외교 지평 넓혀대통령과 집권당 수장, 방중․방러 때 이색행보 선보여전 정권발 ‘위안부 합의’, 한일 관계에 살얼음판 제공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충칭 현대차 공장을, 추미애 대표가 상트페테르부르크 현대차 공장을 각각 방문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충칭 현대차 공장을, 추미애 대표가 상트페테르부르크 현대차 공장을 각각 방문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문재인정부가 지난 5월9일 치러진 제19대 대통령선거를 통해 그달 10일 출범을 알렸다. 그리고 약 230일이 지났다. 해가 바뀐다. 문재인정부는 역대 정권보다 조금 일찍 출범했다는 특징이 있다. 전 정권이 비선실세 국정농단이라는 ‘최악의 논란’을 낳았고, 이 논란은 그해 3월10일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에 따라 ‘대통령직 파면’이라는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9대 대선은 이전 대선과 달리 일찍 진행됐다. 더욱이 전 정권의 국정농단 때문일까. 이때 국제사회와의 관계가 엉망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난 2015년 12월28일 ‘한일 양국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이어 지난해 2월10일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결정이 초법적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위안부 합의의 경우, 정부부처의 공식 의사결정에 따라 진행된 게 아니라 당시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이 물밑 협상을 진행했다. 개성공단 폐쇄의 경우, 당시 김규현 대통령비서실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 홍용표 통일부 장관에게 ‘대통령 지시’라며 개성공단 철수 방침을 통보했다. 이는 국민들이 전 정권발 외교 참사를 ‘원상복구’할 적임자로 문재인정부를 선택했다는 얘기기도 하다.

문재인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그리고 문재인정부는 출범 후 7개월 중 약 한달을 국제사회와의 관계 회복에 주력했다. 지난 15일부터 17일 3박4일간 진행된 중국 국빈방문을 비롯해 유엔총회, G20, APEC, ASEAN+3 등 여러 다자회의에 참가했다. 아울러 여러 국가 정상들과 약 40회 정상회담을 가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중국 국빈방문 후 이뤄진 국무회의 때 “정부 출범 때 물려받은 외교 공백을 메우고, 무너지거나 헝클어진 외교 관계를 복원하는 등 시급한 과제들을 어느 정도 해결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 한해) 한반도 주변 4국과의 관계를 정상적으로 복원하고,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을 통해 외교 지평을 유라시아와 아세안까지 넓혀 새정부의 국정목표인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실현하기 위한 협력토대를 내실 있게 다진 것이 큰 수확”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내년 외교 행보에 대해서는 ‘실사구시(實事求是)’를 예로 들었다. 실사구시는 ‘사실에 입각하여 진리를 탐구하려는 태도’를 뜻한다. 우리나라의 안보와 평화를 이끌고, 경제 발전에 활력을 불어넣는 외교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올 한해 문재인정부의 외교 행보를 살펴볼 때 눈에 띄는 두 국가가 있다. 바로 중국과 러시아다. 중국과 러시아는 그동안 우리나라보다 북한과 더욱 가까운 나라로 통했다. 그러한 두 나라와의 문재인 대통령이 잦은 접촉을 시도한 데는 새정부의 외교기조인 신북방정책·신남방정책과 연관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우, 아세안 국가 중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로 꼽힌다. 새정부의 신남방정책이 성공하려면 중국과의 협력은 필수불가결하다. 러시아 역시 유라시아 국가 중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다. 새정부의 신북방정책의 성공과 연관이 있다. 그래서일까. 문재인 대통령뿐 아니라, ‘집권당’ 더불어민주당의 수장인 추미애 대표 역시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하며 국가관계 강화에 주력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대표는 지난 16일 이색적인 외교 행보를 펼치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그날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 충칭을 방문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유적지와 현대자동차 현지 공장을 찾았다. 같은날 추미애 대표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해 이범진 초대 주러시아 한국 공사 순국 추모비와 현대자동차 현지 공장을 방문했다.

반면 문재인정부는 일본과는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최근 정부발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드러난 전 정권의 한일 위안부 합의의 이면이 이를 방증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와 관련 28일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2015년 한·일 양국 정부간 위안부 협상은 절차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중대한 흠결이 있었음이 확인됐다”고 깊은 유감을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합의가 “피해 당사자와 국민이 배제된 정치적 합의였다는 점에서 매우 뼈아프다”고 못박기도 했다. 그러면서 “저는 한일 양국이 불행했던 과거의 역사를 딛고 진정한 마음의 친구가 되기를 바란다. 그런 자세로 일본과의 외교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에 일본 정부도 맞불 작전을 펼쳤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문이 공개된 날 “합의는 1mm도 움직이지 않는다”고 언급했음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우리 정부가 추가 조치를 요구해도 일절 응하지 않겠다는 게 아베 신조 총리의 입장인 셈이다. 아베 총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불참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이에 따라 내년 초 한일관계는 당분간 살얼음판을 걸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뉴스웨이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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