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체제 전환시 출자한도 증가로 사업포트폴리오 확대 가능민영화 추진 과정서 매각한 업종 우선순위에 두고 인수할 듯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다음달 열리는 이사회에서 지주사 전환을 결의하고 금융위원회에 지주사 전환을 위한 예비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후 금융위원회의 심사와 본인가 승인, 주주총회 승인 등을 거쳐 내년 1월 지주회사를 설립한다는 구상이다.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추진은 은행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앞서 2001년 3월 우리금융지주가 설립됐지만 외환위기 여파로 2001년 13조원 가까운 공적자금이 투입됐고 2014년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증권, 보험, 자산운용, 저축은행 등 계열사를 매각한 뒤 우리은행에 흡수·합병됐다.
현재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비금융지주 체제인 우리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순이익은 연결기준 1조5300억원(계열사 포함)이다. 이 중 우리은행 수익은 1조2761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은행만 떼놓고 보면 다른 금융지주사에 뒤지지 않는 실적이지만 카드와 증권,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이 시너지를 내지 못한체 뒤처져 있다는 평가다. 은행 체제에서는 은행과 자회사 간에 고객 정보를 공유할 수 없어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내부검토 결과 지주체제 전환시 출자한도 증가로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의 확대가 가능해지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 One-stop 종합자산관리서비스 제공, 통합 고객관리, 계열사 연계서비스 및 다양한 복합 비즈니스가 가능해지면서 고객서비스 수준도 향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주사로 전환되면 출자한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인수합병(M&A)으로 비은행 부문을 확충할 수 있고, 수익성 높은 사업으로의 진출도 용이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법상 출자한도는 자기자본의 20% 수준으로 출자여력은 7000억원에 그친다 하지만 지주사로 전환되면 출자여력이 약 7조원으로 증가해 큰 규모의 비은행 금융사도 사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과거 우리금융그룹이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매각한 업종을 우선순위에 두고 인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에서는 중소 증권사를 인수하거나 또 다른 방안으로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을 증권사로 전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방식으로는 돈을 들이지 않고 금융투자업 라이선스를 얻을 수 있다.
자산운용업은 중소형사가 M&A 대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미래에셋·한국투자밸류·KB·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 대형사는 모회사·모그룹이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또 자산운용부문에 이미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을 자회사로 두고 있어 굳이 대형사를 인수할 필요가 없다.
부동산신탁은 기존 회사를 인수하거나 신규로 설립할 수 있다. 현재 부동산신탁회사는 11개사로, 금융지주 가운데 KB금융과 하나금융만 부동산신탁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아주캐피탈 역시 우리은행의 인수 대상에 거론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사모펀드(PEF)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아주캐피탈의 지분 일부를 간접 보유하고 있다. 웰투시가 아주캐피탈 지분 74.03%를 3100억원에 인수할 때 우리은행은 웰투시에 1000억원을 출자했다.
나머지 금액은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신영증권, IBK캐피탈 등이 댔는데 내년 7월 펀드 만기 때 이들이 보유한 지분에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우리은행이 청구권을 행사하면 아주캐피탈 지분 74.03%를 온전히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아주캐피탈은 아주저축은행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어 아주캐피탈을 인수하게 되면 캐피탈과 저축은행 두 업권을 자회사로 둘 수 있게 된다는 장점도 있다.
뉴스웨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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