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때보다 수주 많고 실적도 대폭 개선인력감축 경쟁력 약화 이어질 가능성 커틀에박힌 자구계획 현실 맞춰 재조정 必“조선산업 국가기간 멀리보는 혜안 필요”
대우조선해양은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초 채권단으로부터 2조9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받으며 2018년말까지 9000명 이하로 감축하겠다는 자구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9월말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임직원이 9850명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800여명 이상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자구계획안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2017년 10조원 수준의 매출이 올해 약 7조원으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인력도 9000명 이하로 대폭 줄여야만 생존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조선업계와 노동계에서는 획일적인 숫자 맞추기에 급급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인력감축이 생산 차질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 대우조선해양은 상반기에만 4조5691원의 실적을 올렸다. 연말까지 당초 계획한 10조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무조정 시 추정했던 것보다 30%이상 증가한 실적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 3분기 매출액 2조1973억원, 영업이익 1770억원이며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6조7792억원, 영업이익 7050억원, 당기순이익 1086억원으로 강재가격 인상과 인건비 증가 등 많은 원가상승 요인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실적은 대우조선해양이 가장 많은 일감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조선시황 분석업체인 클락슨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가장 많은 수주잔량을 확보하고 있다. 9월 기준으로 대우조선해양은 587만7000CGT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2년반 이상 안정적으로 조업할 수 있는 물량이다.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채무조정 시 재무 재표 기준 2017년 5391억원, 2018년 875억원으로 예상했지만 지난해 7165억원을 올렸으며 올해 상반기에만도 559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강재가격 인상 등으로 내년도 영업이익이 적자를 낼 것이라고 우려하는 전망도 많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측은 최저임금 인상, 강재가격 상승 등으로 내년도 경영환경이 쉽지 않아 보이지만, 흑자기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과거 만성적으로 생산이 지연되던 현장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11년 동안 마이너스였던 영업 현금흐름이 올해 플러스로 돌아섰다. 만성적인 납기 지연으로 공정에 투입된 현금을 차입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었지만, 생산이 제자리를 잡아가며 제품의 납기가 지켜지자 제 때 선주로부터 중도금과 인도대금이 들어오게 된 것이다.
이러한 영업현금흐름 플러스 기조는 연말까지 유지되고,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채권단으로부터 지원받은 2조9000억원 가운데 3500억원만 사용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과거 사면초가의 어려운 상황에서 계획한 자구계획도 현실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7조원 이하의 매출을 기준으로 작성된 인력구조조정 계획을 이행할 경우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제때 제품을 인도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그럴 경우 많은 지원을 통해 어렵게 살려놓은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경쟁력도 순식간에 경쟁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과의 약속인 만큼 계획된 자구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제2부흥기’를 위해서는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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