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로 ‘아이적금’ 판매 종료 ‘상품 재조정’ 검토했으나 결국 무산‘역마진’ 걱정되고 ‘부작용’도 상당해밤1~2시부터 장사진···‘알바’ 고용도
4일 금융권에 따르면 Sh수협은행은 지난달 31일자로 ‘Sh쑥쑥크는아이적금’의 가입을 마감했으며 관계부서의 논의를 거쳐 더 이상 상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당초 Sh수협은행 측은 금리를 낮추는 등 상품을 재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이대로 중단하는 게 최선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새마을금고를 비롯한 다른 금융회사에서 비슷한 상품을 내놓은 만큼 무작정 금리를 내렸다간 경쟁력을 잃을 수 있고 가입자 사이에도 형평성 시비가 불거질 것이란 이유다.
Sh수협은행의 ‘아이적금’은 소매금융(리테일) 강화 차원에서 이동빈 행장이 야심차게 내놓은 상품이다. 만 6세 미만의 자녀 명의로 월 10만원 한도 내에서 5년까지 가입할 수 있는데 시중은행 일반 적금(2~3%)의 2배 수준인 높은 금리(최대 연 5.5%)로 인기몰이를 했다.
특히 ‘아이적금’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약 1개월 만에 5만좌를 돌파했고 마지막날까지 약 16만좌(300억원 규모)를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힘입어 은행의 인지도가 덩달아 상승하면서 수협은행도 이용자를 260만명까지 60만명 가량 늘리는 호재를 누렸다.
수협은행이 그런 효자 상품의 판매를 과감히 접은 것은 나름의 고충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적금’ 자체가 사실상 ‘남는 게 없는’ 노마진 상품이라는 게 첫 번째다. 실제 해당 상품은 최대금리(5.5%)가 대출 운용금리(4~5%)를 웃돌아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이 가운데 가입자를 계속 늘려나가면 손실이 커진다는 우려가 있다.
‘업무 과부하’도 상당했다. 일손이 부족해 판매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을뿐더러 다른 업무에도 적잖은 지장을 안겼다는 후문이다. 이에 수협은행은 상품 출시 한 달 만에 점포당 가입 가능 계좌를 ‘30개’로 제한한 데 이어 각종 업무가 집중되는 연말엔 그 수를 ‘10개’로 크게 줄이기도 했다.
하지만 ‘악순환’은 계속됐다. 가입자 수 제한으로 소비자의 경쟁은 더욱 거세졌다. 새벽 1~2시부터 지점 앞에 장사진이 펼쳐지는 것은 물론 일부 지점에선 소비자가 대신 줄을 서줄 이른바 ‘일일 알바’를 고용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수협은행을 향한 원성도 높아졌다. 이렇다보니 은행 내부에서도 상품의 홍보를 꺼려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수협은행 측은 ‘아이적금’의 인기를 이어갈 만한 다른 상품을 기획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이동빈 행장은 신년사에서 “앞으로 대면·비대면 채널을 가리지 않고 더 많은 사람이 수협은행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역량과 자세를 철저히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본점에선 끊임없는 고민으로 신상품을 출시하고 영업점이 영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영업점에서는 자기계발 노력을 통해 지식 폭을 넓히고 전문성을 갖추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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