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분할 매각’ 옵션에 3곳 입찰 참여이르면 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가격, 청산가치보다 높은 4000억 수준수은은 채권상각···“거래 성사에 집중”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창원지법 파산부는 조만간 성동조선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지난 16일 본입찰을 진행한 결과 통영·고성 지역 컨소시엄과 기자재 업체, 사모펀드 등 3곳이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법원은 지난 18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제출된 서류가 미흡하다는 판단에 이날까지 각 투자자에 보완을 요청한 상태다. 매각을 원점으로 돌릴 가능성을 여전히 염두에 두고는 있으나 별다른 문제가 없는 한 그 중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가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르면 이달 안에는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이 성동조선의 매각을 시도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한 차례 입찰을 진행했으나 나서는 곳이 없어 불발됐다. 자산·설비를 일괄 매각하겠다는 원칙에 나서는 곳이 없어서다. 이에 법원은 2차 입찰에선 ‘분할 매각’이라는 옵션을 추가함으로써 인수 희망자를 끌어 모으는 데 성공했다.
매각에 청신호가 들어오자 수출입은행 측도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 사실 성동조선의 법정관리는 수은에도 상당한 걱정거리였다. 한 때 세계 10위권에 들었던 조선소가 존폐의 기로에 놓이자 국책은행을 향한 책임론도 상당했기 때문이다. 수은은 지난 2010년 성동조선과 자율협약을 체결한 이래 약 3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했으나 조선업 불황에 뚜렷한 성과를 내진 못했다. 이에 수은은 재무실사와 산업컨설팅을 거쳐 자금지원을 지속할 수 없다는 진단을 내렸고 결국 지난해 3월 법정관리를 선택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은성수 행장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무거운 심정을 드러낸 바 있다. 이 가운데 성동조선이 새 주인을 찾는다면 수은도 부담을 덜어낼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성동조선에 얼마의 가격이 매겨지느냐다. 시장에서는 성동조선의 매각가를 4000억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공개된 내용은 없으나 앞서 딜로이트안진이 법원에 이 조선소의 청산가치를 3730억원으로 제출했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실제 매각가격은 그보다 높은 수준으로 형성될 공산이 크다.
비록 지난 2017년 EY한영이 추산한 청산가치 7000억원보다 크게 후퇴한 수치이나 성동조선의 매각 가격은 수은에도 지나칠 수 없는 이슈다. 매각으로 투입될 자금이 채권 변제 등에 쓰이는 만큼 가격이 높을수록 은행에 되돌아오는 자금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성동조선의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은 각 1조7250억원과 8559억9000만원으로 집계됐으며 수은은 회생채권의 77%, 회생담보권은 88.4%의 의결권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수은 측은 채권 회수보다는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 더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말에는 1조4000억원 규모의 성동조선 대출채권을 상각했다.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본 측면도 있지만 투자자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의지도 담겼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수은은 이미 성동조선에 대한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둔 상황이라 이번 거래가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도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법원 관계자는 “가격이나 조건 등 성동조선 매각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공개하기 어렵다”면서 “이날 각각이 보완한 서류를 바탕으로 재심사를 거쳐 이르면 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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