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 금요일

  • 서울 4℃

  • 인천 3℃

  • 백령 7℃

  • 춘천 2℃

  • 강릉 5℃

  • 청주 3℃

  • 수원 4℃

  • 안동 3℃

  • 울릉도 9℃

  • 독도 9℃

  • 대전 4℃

  • 전주 6℃

  • 광주 6℃

  • 목포 8℃

  • 여수 9℃

  • 대구 6℃

  • 울산 9℃

  • 창원 8℃

  • 부산 8℃

  • 제주 8℃

1000억짜리 계약에도 이라크行···김형 사장을 보는 두 개의 시선

1000억짜리 계약에도 이라크行···김형 사장을 보는 두 개의 시선

등록 2019.10.28 16:10

김성배

  기자

공유

대우건설, 이라크 침매터널 제작장 공사 수주김형 사장이 직접 계약 등 현장서 진두지휘 수주 규모 작지만 중동 추가 사업 위한 포석일각선 직접 계약서 날인 행보는 이례적 평가

김형 대우건설 사장과 사파 알파야드 이라크 항만청 사장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이라크 항만청에서 코르 알 주바이르 침매터널 제작장 조성공사 수의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제공김형 대우건설 사장과 사파 알파야드 이라크 항만청 사장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이라크 항만청에서 코르 알 주바이르 침매터널 제작장 조성공사 수의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제공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의 최근 이라크 출장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한화 약 1000억 규모 침매터널 제작장 조성공사 계약을 진두지휘 하기 위해 이달 이라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지만, 김형 사장이 직접 계약서에 싸인하러 가기엔 이라크 내전이 여전하고, 수주액수도 극히 작아서다. 건설 톱5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대우건설이 고작(?) 1000억원 짜리 해외 공사 수주에 사장이 직접 간다는 건 극히 이례적이란 의미. 이 정도 금액이라면 상무급이나 본부장급이 가야 맞다는 것이다.

심지어 여타 대형건설사들의 말을 빌리면 그 수주액수라면 거들떠보지도 않을 수 있다는 것. 국내 주택사업도 5000억원 규모는 넘겨야 겨우 수익이 나오는데 그 액수에 해외사업이라면 더 말할 나위도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올해 대우건설 매출이 10조원 아래로 떨어질 게 확실시 되자 김 사장이 실적 보여주기식으로 해외출장 행보에 나선 게 아니냐는 삐딱한 시선이 있다.

하지만 업계가 보는 이번 김 사장의 행보는 이례적이지만, 사전 포석이 깔려있는 출장이라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최근 5500억원에 이르는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토목통 김형 사장이 이라크에서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데다가 향후 침매 터널 공사 추가 선취는 물론 알포 항만 추가 발주를 비롯해 전후 이라크 재건사업 까지 노린 전략적 행보라는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28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이달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 모르 알 주바이르에서 8600만달러(한화 약 1017억원)의 침매터널 제작장 조성공사를 수주한 가운데 김형 사장이 직접 이 공사 계약을 진두지휘했다.

이라크 항만청(GCPI)에서 발주한 이번 프로젝트는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 알 포(Al Faw)지역에 짓는 신항만 사업의 기반시설 공사 중 일부로 움 카스르지역과 알포 지역을 연결하는 침매터널 함체를 제작하기 위한 제작장 조성공사다. 공사기간은 착공 후 20개월이다.

눈에 띄는 건 수주 자체가 아닌 김형 사장의 행보다. 대우건설로서도 해외수주가 반가운 일이긴 하지만 연 매출이 10조원에 달하는 대우건설 사장이 얼마가 남을지도 모르는 겨우 1000억 규모 해외 건설 수주를 그것도 직접 사인하기 위해 출장길에 오른다는 건 극히 이례적이란 시각이다.

1000억짜리 이하 해외 공사라면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 거들떠도 안본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 만약 수주를 하더라도 대우건설 해외담당 상무나 본부장급에서 결제하거나 사인하는 게 일반적이다. 실제 대우건설 역시 지난 5월 같은 이라크 알 포 컨테이너터미널 공사(한화 2330억원)에서는 상무급이 나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국내 사업으로 눈을 돌려봐도 국내 대형건설사들은 국내 주택사업에서도 5000억원은 넘어가야 수익이 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대건설 삼성물산 포스코건설이라는 국내 굴지의 대형건설을 거친 해외토목통인 김형 사장이 노림수가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단순하게 1000억원 짜리 공사 사인을 위해 들어간게 아니라 이라크 알 포 신항만 개발사업 뿐만 아니라 전후 이라크에서 발주하는 발전, 석유화학 시설, 인프라 등 재건사업 전체를 보고 이라크 시장 점검과 발주처 관리 등에 직접 나섰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라크 정부는 터키 및 인근 국가간 연결 철도와 연계 개발해 알 포항을 세계 12대 항만으로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알 포 항을 중심으로 향후 연결 철로, Dry Bulk터미널 정유시설 주택단지 해군기지 조성 등의 대형 후속 공사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라크에서 5500억원의 수의계약을 따낸 김형 사장이 침매터널 등 추가적인 수주를 위해 발주처의 신뢰관계 형성이나 시장 모니터링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이라크 재건사업 수주 가능성과 함께 기존 이라크 계약 현장 재계약건 등 현지 상황을 체크했을 공산이 크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3년 한화 약 9000억원에 이르는 이라크 아카스 가스중앙처리시설 공사를 계약했다가 이라크 내전이 심화하면서 해지했다. IS부터 북부 쿠르드족, 수니파와 시아파 갈등 등 위험한 정치 내전 상황이 고비를 넘겼다고 판단되면 이라크 시장 공략에 나설 전략을 세우기 위해 이라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는 관측이다.

이라크 뿐만아니라 텃밭인 아프리카 등 전체 해외사업 플랜을 구상했을 수도 있다. 대우건설은 향후 이라크를 나이지리아를 잇는 제2의 대표 해외 전략 거점 시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 정도되는 대형건설 사장이 1000억원 공사를 신경쓰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계약서 사인하러 갔다고하니 이례적으로 봐야한다. 올해 실적 저조가 예상되는 만큼 김형 사장이 해외 수주 행보가 필요했을 수 있다. 이라크에서 추가적인 수주 등 아프리카에 이어 새로운 해외 교두보로 삼을 계획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