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한항공 1조2천억 지원 결론···단기 체력 확보조만간 현금 고갈···하반기 자산매각·유상증자 구체화
산은과 수은은 24일 글로벌 항공업 업황 부진 및 금융시장 경색으로 유동성 부족 상황에 직면한 대형 항공사에 대해 대한항공 1조2000억, 아시아나 1조7000억원을 긴급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22일 ‘제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발표한「기간산업안정기금」설치를 통한 지원 이전에 필요한 긴급 자금소요를 선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해서는 지난 2월 17일 결정한 3000억 수준으로 논의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정부 지원으로 단기적인 유동성 위기는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유 현금이 조만간 모두 소진될 상황에 놓인 대한항공도 당분간 유동성 관리부담을 덜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이 지난달 발행한 항공운임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 6228억원은 이달 중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운임채권 ABS는 항공권 판매로 미래에 발생할 매출을 담보로 하는 채권으로, 항공사들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대한항공의 차입금은 17조원 가량으로 이 중 리스부채를 제외하고 대신 신종자본증권을 포함할 경우 올해 내로 4조50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연초 1조5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었으나 당분간 항공기 리스비를 포함한 고정지출을 감안하면 매달 2000억원 이상의 현금이 부족해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항공은 최근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최소 5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비롯한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매달 나가는 고정비와 돌아오는 회사채, 영구채 만기 부담이 큰 데 대략적인 금액 수준을 감안하면 단기적인 유동성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항공 월 고정비 6000억원의 경우 휴직과 급여 반납, 투자비용 축소 등의 자구 노력을 해오고 있어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의 경우 진행하고 있는 자산매각이 가시화되고 유상증자가 구체화되면 현재보다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1조7000억원 금융지원을 받은 아시아나항공도 한숨 돌렸다. 올해만 2조원대 빚을 갚아야 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일단 급한 불은 껐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국책 은행 지원 자금을 모두 투입했고 증권사들에게도 단기자금을 빌리는 등 유동성 확보에 안간힘을 썼다. 일단 다음달부터 매달 100~400억원씩 만기가 돌아오는 항공운임채권 유동화증권(ABS)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영업이익 적자 등 앞으로의 상황도 가시밭길이다. 시장 전망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6030억원에 영업적자 1634억원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 1조7232억원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매달 항공기 임차 비용 등 고정비만 2000억~3000억원에 달한다. 운항률도 7.6%까지 떨어졌다.
손실과 부채도 급증했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손실은 4400억원을 찍었다. 당기순손실은 8000억원을 웃돌았다. 부채비율은 2018년 649.3%에서 지난해 1386.7%로 2배 넘게 치솟았다. 일부에선 올해 아시아나항공 적자가 1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아사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당시 인수 속전속결을 외쳤던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의 자구책도 높은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정 회장이 제시할 추가 협상 카드로는 산은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영구채(5000억원) 출자전환과 차입금 상환유예를 비롯해 신용보강 등이 거론된다. 일단 HDC현대산업개발은 1조40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코로나19 사태로 납입일이 연기됐지만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채권단은 올해 아시아나항공의 자금 부족을 1조8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M&A와 관련해서는 인수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이 기업결합승인 절차 등을 완료하고 정상적으로 M&A를 종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dori@newsway.co.kr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jisuk618@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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