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 사업장 출장 후 두 차례 대규모 투자 발표‘노동 3권 보장’ 약속 후 노동문제 대해는 분위기 달라져4일 준법위 회의···관계사 7곳 내놓을 개선방안에 ‘주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해외 경영행보는 줄었지만 지난해 4월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며 미래 투자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성 내부적으로도 노사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이 부회장은 지난달 6일 대국민 사과 후 더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6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 부회장은 “저는 지금 한 차원 더 높게 비약하는 새로운 삼성을 꿈꾸고 있다”며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뉴 삼성’을 선포한 2주 뒤 이 부회장은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향 및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중국 방문에서도 그는 “과거에 발목 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2박3일의 출장을 마치고 지난달 19일 귀국한 이 부회장은 대규모 투자계획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귀국 이틀만인 21일 극자외선(EUV) 기반 최첨단 반도체 제품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도 평택캠퍼스에 5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공정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시설을 구축한다고 발표했으며 열흘 뒤인 지난 1일에도 평택캠퍼스 2라인에 낸드플래스(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투자계획을 내놨다.
이 같은 대규모 반도체 투자는 삼성전자가 기존 메모리반도체 외에도 시스템반도체에서 1위를 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 실현에 대한 의지 표현으로 해석된다.
한편 노사문제에 대한 삼성 내 분위기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지난달 6일 기자회견에서 약속한 ‘건전한 노사관계’를 위한 후속조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삼성의 노사 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 책임을 통감한다”며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후 삼성은 지난달 29일 부당해고를 이유로 농성을 진행해 온 김용희씨와 최종 합의했다.
김 씨는 지난 1982년부터 창원공단 삼성항공(테크윈) 공장에서 근무했으며 경남지역 삼성 노동조합설립위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김 씨는 1995년 5월 노조설립위원장 활동을 이유로 부당해고 당했다며 삼성을 상대로 사과와 명예복직 등을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해왔다.
이어 지난 1일 삼성은 3년 만에 사장단을 소집해 경기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을 초청해 ‘미래지향적 노사관계 형성’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
삼성 사장단이 함께 모여 외부 강사 강연을 들은 것은 2017년 2월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앞서 지난달 7일에는 삼성 계열사 인사팀장들이 문 위원장으로부터 ‘상생의 노사관계 구축 방안’에 대한 특강을 듣고 의견을 나눈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문 발표 이후 삼성이 그동안 쌓인 갈등을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보이며 오는 4일 열리는 준법감시위원회 회의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삼성 7개 계열사는 준법감시위원회가 보완을 요청한 주요 의제에 대한 답변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준법감시위원회는 지난달 이 부회장의 사과문 발표 후 열린 회의에서 “준법 의무 위반이 발생하지 않을 지속 가능한 경영 체계의 수립, 노동3권의 실효성 있는 보장, 시민사회의 실질적 신뢰 회복을 위한 실천방안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보다 자세한 개선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관계사에 요청했다.
이에 이번 관계사 보고에는 노조 문제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개선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가 잘 마무리될 경우 삼성은 준법위 출범 약 4개월만에 재판부가 내준 과제에 대한 부담을 일부 덜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서 재판부는 이 부회장에게 신경영 선언 수준의 혁신과 실효적인 준법감시제도 마련, 재벌 체제의 폐해 시정 등 3가지 과제를 전달한 바 있다.
준법감시위 관계자는 “삼성이 노사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단기간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며 “4일 회의에서는 관계사 개선 실행방안이 위원들에게 보고 될 예정이며 삼성전자의 경우 참석이 확정됐고 나머지 계열사의 경우 참석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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