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청문회, 고개 숙인 CEO들···재발 방지 약속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 사진=이수길 기자 [e-mail] 이원우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우무현 GS건설 대표이사,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정호영 LG디스플레아 대표이사,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 신영수 CJ대한통운 택배부문 대표, 조셉 네이든 쿠팡풀민먼트서비스 대표이사. 2021.02.22.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가 국회에서 열려 기업 대표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은 고개를 숙이며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등 산재 사고의 심각성에 공감했다.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포스코·현대중공업·쿠팡 등 기업 대표들을 불러 ‘산재청문회’를 열었다. 청문회에는 건설·택배·제조업 분야에서 최근 2년간 산재가 자주 발생한 9개 기업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국정감사를 제외하고 대기업 대표가 국회 증인으로 출석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질의는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겸 회장에게 집중됐다. 포스코는 최근 잇단 산재 사고로 도마 위에 오른 기업이다. 청문회에 앞서 최정우 회장은 허리인 요추부 염좌로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가 논란이 일자 다시 참석하겠다고 했다.

첫 질의자로 나선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허리는 좀 괜찮은가”라고 물은 뒤 “염좌상은 주로 보험사기꾼이 제출하는 것이다. 염좌상 진단서를 내라고 한 사람은 증인의 친구라기보다는 적”이라고 비꼬았다.

김웅 의원은 “허리가 아파도 그렇게 힘든데, 롤러에 압착돼 죽으면 얼마나 괴롭겠느냐”며 노동자 산재 사망 관련 질의를 시작했다.

임의자 국민의힘 의원도 “손톱 밑에 가시만 들어가도 아프다고 아우성치는데, 사망한 노동자들 보면 목이 메어서 말이 안 나온다”며 “이들에게 정중히 사과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호통을 쳤다.

최정우 회장은 “제 생각이 짧았다. 죄송하다. 안전한 현장을 만들겠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날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 박덕흠 무소속 의원의 산재 질의에 한 대표가 노동자 탓을 하는 듯한 답변을 했기 때문이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동자의 불안전 행동 때문에 산재가 발생한다면 우리가 이런 청문회를 왜 하냐”고 질책했다.

성토가 이어지자 한영석 대표는 “불안전한 작업이 안 일어날 수 있도록 작업 표준을 바꾸고, 비정형화돼 있는 작업을 정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개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