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가 발생한 만큼 법 적용 '1호'로 삼표산업이 유력해진 상황이다. 중대재해법은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1명 이상의 사망자 발생 또는 같은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2명 이상 발생, 1년 이내 같은 유해 요인의 직업성 질병자 3명 이상 발생했을 때 적용되기 때문이다. 최고경영자의 처벌 여부는 사고 사업장의 경영책임자가 사고를 막기 위한 의무를 다했는지에 따라 정해진다.
삼표산업 덕분에(?) 다른 건설사들은 '중대재해법 처벌 대상 1호'라는 불명예는 가까스로 피하게 됐다. 그도 그럴것이 그간 건설사들은 '1호'만큼은 막으려고 전전긍긍해왔다.
그렇다고 해서 건설사들이 안도할 수 있을까. 또 삼표산업을 과연 비난할 자격이 있을까. 어느 건설사 1곳도 없을 것이다. 최근의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를 일으킨 HDC현대산업개발를 비난할 수 있는 건설사 또한 마찬가지다.
그간 건설현장에서는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0년부터 작년 9월까지 10대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28건에 달했다.
건설업계 전반과 비교해보면 작년 전국 건설 현장에서 일주일에 4건 꼴로 사망 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나 건설업계 전반에 '안전 불감증'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에 따르면 작년 발생한 건설현장 사망 사고는 모두 211건에 달했다. 주간 단위로 환산하면 한 주 평균 4.08건의 사망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소비용으로 건물을 지으려다보니 부실공사로 이어지고 결국 대형참사로 번졌을지도 모른다. 앞에선 안전을 외치지만 뒤에선 공사기간 단축을 위해 '그만하면 됐다'고 덮어놓고 가는게 건설업의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이제는 말로만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외쳤던 건설사들의 약속이 보여주기식 행동에 그쳐선 안된다. 안전은 중대재해처벌법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 건설사들이 지켜야하는 의무다. 건설업계 전반에 퍼진 안전 불감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리감독 책임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대대적인 체제개선 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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