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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재임 이주열 총재...동결로 마무리한 마지막 금통위

8년 재임 이주열 총재...동결로 마무리한 마지막 금통위

등록 2022.02.24 15:30

수정 2022.03.10 08:58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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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선제적인 통화정책 운용 했다는 평가9번 인하, 5번 인상···코로나19로 최저 0.5%지난해 8월부터 '통화정책 정상화' 꺼내들어"총재 공백 없어야···있다면 최소화해야"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지난 8년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이끌었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열린 금통위를 마지막으로 내달 퇴임한다. 이날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25%에서 동결하면서 지난해부터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효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이 총재는 위기와 기회가 반복되는 경제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했다고 평가 받는다. '44년 만의 연임 총재'라는 타이틀을 가진 만큼 안정적이고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해왔다는 게 조직 안팎의 이야기다.

◇선제적 금리 정책···9번 내리고 5번 올렸다=이 총재는 지난 2014년 한은 총재로 자리 한 뒤 8년 동안 총 9번의 금리 인하와 5번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 총재가 취임 할 당시 금리는 2.50% 수준이었다. 2014년 세월호, 2015년 메르스 사태, 2016년 브렉시트 등 경기 부진때마다 통화정책 완화를 통해 경기 부양에 힘썼다. 실제로 2016년 6월까지 5차례 금리 인하를 통해 1.25%까지 낮추며 경기 회복을 뒷받침했다.

2017년부터 경기가 살아나자 기준금리를 인상해 1.50%로 만들었고 2018년 11월까지 한 차례 더 인상해 기준금리는 1.75% 수준이 됐다.

또 한 번 경제 위기는 2019년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대내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합쳐지면서 찾아왔다. 당시 이 총재는 2019년 7월과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해 1.25%로 운용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펜데믹이 시작되면서 전 세계적인 감염병 유행에 적극 대응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3월 16일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0.5%포인트(p)나 한꺼번에 낮추는 이른바 '빅컷'을 단행했고, 5월 28일 추가 인하로 사상 최저 수준인 0.5%까지 떨어뜨렸다.

◇15개월만에 꺼내든 '통화정책 정상화'···여전히 완화적=지난해 국내 경제가 수출을 중심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저금리 장기화의 부작용으로 가계부채 증가, 부동산 등 자산 가격 급등 등이 심해지자 '통화정책 정상화'를 꺼내들었다.

한은 금통위는 15개월동안 이어진 금리 동결을 끝내고 지난해 8월부터 11월과 올해 1월 거침없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임기 만료 전 마지막 금통위에서는 동결을 결정했다. 기준금리가 숨가쁘게 오르면서 시중 금리도 가파르게 올라 이자 부담이 눈덩이 처럼 불어난데다 금융불균형으로 우려됐던 집값 상승이 완화되고 가계대출 역시 감소세로 돌아서서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인상한 효과를 지켜보고 경기 회복 상황에 따라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조절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현 수준의 기준금리는 여전히 완화적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1.50%까지 올려도 완화적"이라면서 "물가가 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통화정책 완화정도는 더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동안 금통위를 주재한 것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기준금리 결정은 지금의 상황을 보고 하는 게 아니고 앞을 보고 해야 되는데 우리가 내다보는 흐름이 과연 이대로 될지 하는 건 두려움이 있다"면서 "금리라고 하는 것은 경제의 모든 부문에 그냥 무차별적이어서 거기에 따른 우리가 치러야할 대가도 있다"면서 그간 기준금리 결정 시마다 느꼈던 바에 대해 말했다.

이어 "기대 효과 못지않게 거기에 따른 부정적 파괴 효과도 있다"며 "통화 정책을 결정할 때 특히 방향을 튼다든가 하는 결정은 그야말로 숙고의 숙고를 거듭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잘한 결정, 아쉬운 결정은 무엇이냐 하는 것, 이 같은 통화 정책에 대한 평가는 조금 시간이 지나서야 아마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기준금리 결정 등과 관련해 시장과의 소통에도 공을 들였다. 통화정책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통화신용정책보고서 통합, 발간횟수를 늘리고 간담회 등을 통한 소통을 늘렸다.

◇이주열 "총재 공백 최소화해야"=이 총재는 '통화정책 정상화'가 계속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금통위의 대다수 위원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기준금리가 1.50%가 되더라도 여전히 완화적이라는 것이다. 시장에서 예측하는 1.75%~2.0% 수준이 한은이 전망하는 수준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도 추가 인상을 예고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이 총재 임기가 종료가 향후 금리 인상 속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통상 4월 신임 총재 취임을 위해서는 3월 초 후보가 지명되고 청문회 등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내달 대통령 선거와 일정이 겹치면서 신임 총재 인선이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총재는 "후임 총재 임명은 전적으로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결정하는 사안이라 제가 언급할 사안은 아니다"라면서도 "지금의 국내외 경제·금융 상황을 고려하면 총재 공백기가 없는 게, 있어도 아주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공백이 발생한다고 해도 통화정책은 합의제 의결기구인 금통위가 자율적으로 중립적으로 통화정책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본다"며 "총재 공백이 있다고 해서 실기한다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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