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서 20조 차입···반도체 투자 재원 확보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빌린다. 반도체 업황이 둔화되는 가운데도 미래 수요에 대비하고자 투자 재원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단기 차입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2021년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의 10.35%에 해당한다. 이자율은 연 4.60%이며, 차입 기간은 17일부터 2025년 8월16일까지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반도체 투자 계획을 실행하고자 자회사로부터 자금을 수혈하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매년 약 50조원을 벌어 대부분을 반도체 부문에 투자해왔다. 이 회사의 지난해 시설 투자 금액은 사상 최대인 53조1000억원인데, 그 중 47조9000억원이 반도체 사업으로 투입됐다. 다만 올해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반도체 업황 악화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20조원을 밑돌 전망이라 반도체 투자 재원도 부족할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컨퍼런스콜에서 "시황 약세가 당장 실적에 우호적이지는 않지만, 미래를 철저히 준비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올해 시설투자(CAPEX)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관련해서도 첨단공정 수요에 대응하고자 평택과 미국 테일러 공장의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등의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