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3일 거래 종료···15번째 자회사 편입 "조직 운영과 성과 보상 등 자율성 보장""5년 내 업계 1위 벤처캐피탈로 키울 것"
27일 우리금융지주는 다올금융그룹 측과 다올인베스트먼트 경영권 지분 52%를 인수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가격은 약 2125억원이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17일 우선협상자대상자로 선정된 뒤 가격협상과 실사 등 후속 절차를 이어왔다. 3월23일로 예정된 다올인베스트먼트 정기주주총회일에 거래를 끝내고 자회사 편입 절차도 마무리한다.
1981년 설립된 다올인베스트먼트는 우리나라 1세대 벤처캐피탈인 한국종합기술금융(KTB네트워크)에 뿌리를 둔 기업이다. 작년말 기준 1조4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금융 플랫폼 토스의 비바리퍼블리카, 배달의민족의 우아한형제들과 같은 굵직한 기업에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금융은 경영상 독립성을 보장함으로써 다올인베스트먼트가 조속히 그룹의 일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돕고, 이들의 역량을 활용해 혁신기업 투자를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벤처캐피탈 특성상 맨파워를 관리하는 게 PMI(인수 후 통합)의 핵심"이라며 "다올인베스트먼트의 ▲경영진 ▲조직 운영 ▲투자의사결정 ▲성과보상 등 현재의 시스템의 자율성을 위해 파견인력을 최소화하고 사명 변경에 대해서도 내부 의견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우리PE자산운용 등 계열사와 연계해 다올인베스트먼트롤 5년 내 업계 1위 기업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가령 다올인베스트먼트가 발굴한 유망 스타트업을 은행이 함께 지원하거나 자산운용·캐피탈 차원에서 지분을 투자하는 등의 공동 사업으로 시장 내 입지를 굳히겠다는 목표다.
실제 우리은행은 작년 12월 신성장기업 발굴·마케팅을 전담하는 '신성장기업영업본부'를 가동하며 '자금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신경을 쏟고 있다. 이달엔 스타트업 발굴도 재개했다. 기술·사업성 평가 등 내부 심사 단계를 거쳐 6월까지 약 15곳의 기업을 선정하고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 방식으로 각 10억원 이내의 자금을 투자한다. 우수 기술을 보유한 혁신기업이 우리 경제의 핵심으로 도약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덧붙여 우리금융으로서는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로 약 1년 만에 비은행 사업을 추가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 회사는 2019년 지주사 출범 후 자산운용, 신탁, 캐피탈·저축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하며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기반을 다졌으나 작년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내부등급법 완전 도입과 맞물려 출자 여력을 확보했음에도 코로나19 장기화,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 악재로 마땅한 매물이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이번 거래를 계기로 우리금융이 증권·보험사 등 굵직한 사업 인수에 속도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 이 회사는 3년 내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연초엔 '차별적 미래성장 추진'을 선언하며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예고하기도 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종합금융그룹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면서 "혁신기업 투자를 통해 벤처기업의 성장을 돕는 기업금융 벨류체인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증권 등 비은행부문 경쟁력 강화를 지속 추진해 우리금융의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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