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은 그동안 애플 아이폰의 최대 카메라모듈 협력사로 '애플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LG이노텍의 매출액은 2020년 9조원에서 2021년 14조원, 지난해에는 19조원을 넘기며 3년 연속 최대 매출 기록을 썼다.
가파른 실적 성장의 주요 요인은 애플에 납품하는 카메라가 고급화됐기 때문이다. LG이노텍 카메라모듈의 2021년 평균 판매가격은 2020년 대비 13.7% 상승했으며 2022년에도 전년 대비 31.6% 뛰었다.
이에 따라 카메라모듈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는 2019년 전체 매출의 65.4%를 차지했으나 2021년에는 비중을 79.3%로 늘렸으며 지난해의 경우 전체 매출의 81.5%를 책임졌다.
광학솔루션 사업부문의 매출 비중 확대는 LG이노텍의 애플 의존도 상승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지난해 애플은 광학솔루션 사업부 매출의 94.7%를 차지했으며 전체 매출에서 애플 수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77.2%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 LG이노텍의 높은 '애플 의존도'를 지적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LG이노텍은 애플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유한 애플의 협력사라는 점은 오히려 주식시장에서 '강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카메라모듈에서 돈독한 협력으로 향후 VR·AR 시장에서도 협력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단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부진이 장기화되며 LG이노텍의 높은 '애플 의존도'는 2분기 독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광학솔루션 사업부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적자 규모는 300억~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2분기 분기적자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LG이노텍이 2분기 적자를 기록한다면 이는 201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상반기 실적 부진은 하반기 애플 신제품 출시 이후 회복되겠지만 LG이노텍은 단일 고객 의존도로 높아진 실적 불안감에 대한 대책을 본격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계열사인 삼성전기의 경우 한 때 60%에 달했던 삼성전자 매출의존도를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30%대까지 낮췄다.
LG이노텍도 '우량 고객'인 애플과의 협력은 지속적으로 돈독히 가져가면서 스마트폰 업황 부진에 대비해 실적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신성장동력과 고객사 다변화가 절실하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도 이 같은 시장의 지적을 의식한 듯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자율주행 부품사업과 기판소재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우량 고객인 애플은 LG이노텍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고객사인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애플을 뺀 뒤 LG이노텍에 남는 것이 없다면 문제가 된다. 이제는 변해야 할 때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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