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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현대차그룹 '건설형제' 신임 대표 이한우·주우정···사상 최대 빅배스를 보는 시선

부동산 건설사 NW리포트

현대차그룹 '건설형제' 신임 대표 이한우·주우정···사상 최대 빅배스를 보는 시선

등록 2025.01.23 18:16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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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 손실 미리 털자"...현대-현엔, 빅배스 단행빅배스로 수익성 개선 길 터...체질개선 가속화현엔 IPO 위한 정의선 회장 사전포석 분석도

현대차그룹 '건설형제' 신임 대표 이한우·주우정···사상 최대 빅배스를 보는 시선 기사의 사진

현대건설이 전례 없는 '빅배스(Big Bath)'를 단행했다. 이는 연결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 현장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을 일거에 반영한 결과다. 또 중장기적으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공개(IPO)를 관철하기 위한 사전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손실이 1조2209억원으로, 전년(영업이익 7854억원)과 비교해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22일 공시했다. 매출은 32조694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3% 증가했다. 순손실은 7364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현대건설의 이번 성적표는 금융투자업계 평균 전망치보다 크게 하회한 '어닝쇼크'다. 업계에서도 해외 현장에서의 손실 가능성을 예측하기는 했으나 영업적자를 전망한 곳은 없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현대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5781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건설이 영업손실을 본 것은 2011년 현대차그룹으로 편입된 뒤 처음이다. 이보다 앞서 워크아웃에 돌입한 2001년(영업손실 3826억 원) 이후 무려 23년 만이다. 이는 현대건설과 연결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요 해외 프로젝트에서 일시적으로 발생한 비용이 손실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고환율·원자재가 상승 기조가 지속 중인 가운데 영업이익은 1조2209억원 적자로 집계됐다"며 "연결 자회사의 해외 일부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일시적 비용에 기인한 것으로 프로세스를 재점검하고 공정 관리를 강화해 수익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2019~2020년 인도네시아에서 연이어 수주한 발릭파판 정유공장 프로젝트와 2021년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공동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플랜트 사업에서 1조원대의 손실이 발생했다.

빅배스는 부실요소를 한 번에 손실로 반영해 위험요인을 제거하는 회계기법이다. 일반적으로 빅배스는 기업의 새 대표가 선임되면 전임 경영진 때 쌓인 불안요소를 단번에 털고 향후 실적 반등을 노리기 위해 이뤄지는 경우가 잦다.

실제 2013년 GS건설이 해외 사업장과 관련 잠재 부실을 털어낸 것을 시작으로 건설업계 전반으로 빅배스 도미노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대우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현 삼성E&A),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해외사업장 악화와 국내 장기미착공 사업장의 부실 털어내기 등으로 빅배스를 단행한 바 있다.

이처럼 이번 대규모 손실 반영이 지난해 말 나란히 취임한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와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에게 힘을 실어 주기 위한 조치로 예상된다. 해외 사업의 잠재적 손실은 언젠가 실적에 반영해야 하는데 경영진 교체 시기에 전임 최고경영자에 부진한 경영 성과를 돌리는 빅배스를 단행한 것.

특히 기아 재경본부장(CFO·최고재무책임자)을 지낸 주 사장의 현대엔지니어링에서 강도 높은 빅배스가 단행됐다. '재무통'으로 알려진 주 대표가 기아에서 넘어온 배경에는 수익성 개선 외에도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공개와 맞물린 그룹사 지배구조 재편의 밑작업을 위한 것이란 시각도 있다.

주 사장은 현대차그룹 내 최고 재무 전문가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 사장은 정 회장이 수석부회장에 올라 그룹 경영을 총괄하기 시작했던 2018년 말 기아 재경본부장(전무)으로 선임돼 기아의 실적 개선에 기여하기도 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21년 기업공개를 시도했지만 시장상황에 따라 철회했고, 이후 공식적으론 재시도 의지를 보이진 않고 있다. 다만 현대엔지니어링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분 11.7%를 가진 계열사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룹 지배구조와 승계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지는 만큼 언제든 다시 IPO를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현대건설 전 고위관계자는 "해외 프로젝트는 공사기간이 길기 때문에 수주 이후 7~8년 이상 가는 사업장이 심심치 않게 있다"면서 "그러다보니 보통 대표이사로 재임시에 원가율 상승 등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최대한 노출하지 않으려 하는게 일반적인데, 이때문에 이번 빅배스는 다른 의미도 내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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