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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전 세계 700개 매장"···BBQ 글로벌 비결은 '공격경영'

유통·바이오 식음료

"전 세계 700개 매장"···BBQ 글로벌 비결은 '공격경영'

등록 2023.04.21 17:07

수정 2023.04.21 18:41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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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시스BBQ, 지주사 제너시스에 658억 배당···'역대 최대'제너시스, 해외사업 부실 등으로 만성 적자·자본잠식 상태글로벌 매장 5만개 목표 제시하지만···"해외 적자 메꿔줘야"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이 창사 27주년 행사에서 기념사 하고 있다. 사진=제너시스BBQ 제공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이 창사 27주년 행사에서 기념사 하고 있다. 사진=제너시스BBQ 제공

제너시스BBQ는 국내 치킨 3사 중에서도 압도적인 글로벌 매장 수를 자랑한다.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지주사인 제너시스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며 무리한 사업 확장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각 사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는 BBQ 250개, 교촌 3개, bhc치킨 1개 매장이 진출해 있다. 글로벌 기준으론 격차가 더 벌어진다. BBQ 700개, 교촌 67개, bhc치킨 3개 순이다.

BBQ가 해외 사업에 힘을 주는 이유는 빠른 성장성 때문이다. 특히 해외 매출에서 60% 비중(2021년 기준)을 차지하는 미국에서 성장세가 고무적이다.

BBQ의 미국 시장 매출액은 ▲2019년 2800만달러(371억원) ▲2020년 3300만달러(437억원) ▲2021년 7300만달러(967억)으로 집계됐다.

2020년과 2021년 사이 매출 증가율은 세 자릿수(121.2%)에 달한다. 이에 힘입어 같은 기간 글로벌 전체 매출도 101.4% 증가했다. BBQ가 미국에 오픈한 매장 수는 2019년 58개에서 현재 250개로 4.3배 늘었다.

다만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나온다. 토종 프랜차이즈가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외식 사업 특성상 진출 초반에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고,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전까진 장기간 적자도 불가피하다.

이런 흐름은 제너시스의 재무 상태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제너시스BBQ는 지난해 제너시스에 중간 배당으로 447억원의 현금 배당을 진행했다. 결산 배당으로는 200억원을 추가 배당할 예정이다. 총배당금은 658억원으로, 지난해 제너시스BBQ의 별도 기준 순이익(755억) 84%에 달한다.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사상 최대 배당을 실시한 이유로 "글로벌 시장에서 적자가 지속돼 지주법인인 제너시스가 메꿔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너시스는 인력·서비스 제공을 통해 용역비만 받아 운영하므로 재무구조가 약하다"며 "배당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글로벌 투자에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지난해 제너시스는 제너시스BBQ 등 종속기업으로부터 135억원의 용역매출을 올렸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제너시스BBQ의 순이익 100%를 제너시스에 배당한 게 아니므로 문제 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해외 사업이 적자라면 줄이는 편이 바람직하지 않냐는 질문엔 "돈이 없어서 나가지 말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당장 적자가 나더라도 미래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해외 사업'과 '지주사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명분으로 막대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국내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한 투자 역량도 그만큼 줄어들게 됐다.

더군다나 제너시스의 적자 문제는 하루 이틀 된 일이 아니다. 제너시스는 2016년부터 해외사업 부실 등으로 만성적자와 자본잠식을 겪어왔다. 2021년도엔 결손금이 자본금을 모두 까먹어 자본총계가 –57억원인 완전 자본잠식상태였다.

이번 배당으로 재무구조가 완전히 개선된 것도 아니다. 지난해엔 전년보다 부채가 소폭 감소했고, 배당을 통해 결손금이 해결되며 자본총계 또한 플러스로 전환됐다. 그러나 부채비율이 2054%에 달해 여전히 재무구조엔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BBQ는 미국에만 250개 매장을 출점하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이지만 실제론 적자를 감수하며 글로벌 진출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bhc치킨도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 직영점을 오픈하며 해외 사업 확대를 본격화했다. 다만 BBQ보다 좀 더 신중한 입장이다. 미국 현지 직영점을 테스트베드로 활용, 시장 반응을 먼저 살피고 향후 방향성을 잡는다는 것이다.

야심 차게 해외시장에 진출했다가 쓴맛을 본 사례는 적지 않다. 카페베네는 김선권 당시 대표의 주도로 2012년 미국,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등 12개국에 500개가 넘는 매장을 냈다. 국내 커피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였다.

카페베네는 2020년 1만개 글로벌 매장을 낸다는 목표도 세웠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성공 신화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분별한 확장과 실패로 인해 부채 비율이 급증했다. 카페베네는 누적되는 적자와 가맹점과의 갈등 등으로 결국 해외 사업에서 발을 뺐다.

이 여파로 한때 스타벅스의 대항마로 여겨졌던 카페베네는 몰락의 길을 걸었다. 국내 사업에만 집중하며 내실 다지기에 나섰지만 여전히 재기는 먼일이다. 매출액은 10년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카페베네는 매출액 162억원, 영업손실 12억원, 당기순손실 21억원을 기록했다.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은 "BBQ의 라이벌은 맥도날드"라며 "BBQ를 글로벌 1등 프랜차이즈로 만들겠다"고 밝힌 적 있다. 전 세계 5만개 출점이 목표다. BBQ의 확장 속도는 무서울 정도다. 지난해 6월엔 글로벌 외식 전문지 '네이션스 레스토랑 뉴스'가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외식 브랜드' 2위로 BBQ를 선정하기도 했다.

사업 확장엔 언제나 위험이 따른다. 해외사업 실패로 인한 부담은 고스란히 국내 가맹점에 돌아간다. 가맹본부 차원에서 적자가 누적돼 국내 투자가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가맹점을 상대로 수익 올리기에 집착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업계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오너가 범하기 가장 쉬운 실수는 자기만의 성공방식을 고집하는 것"이라며 "글로벌 개척이나 창업가 정신만 내세워 해외로 나가 '일단 부딪쳐 보자고' 덤볐다간 실패하기 쉽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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