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배송' 상표권 출원···"종합 배송플랫폼 도약" 분석인수·협약으로 규모 커졌는데, 모호해진 도보배송이 배경업계선 "퀵·택배와 합쳐 시너지"···카카오모빌 "상표 선점"
일각에서는 지난해부터 서비스 한 '도보배송'이 예상보다 부진하자, 중·장거리까지 소화하는 일반 서비스로 전환을 위해 이런 시도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11일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9일 '카카오T배송'이라는 이름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상표권 출원은 대게 새로운 서비스 출시 전 브랜드 명을 선점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업 차원에서 이뤄진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그동안 택시 플랫폼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배송 사업 경쟁력을 키우고자 노력해왔다. 퀵 서비스나 택배를 비롯해 ▲도보배송 ▲오늘의픽업(당일배송 서비스) 등이 그 일환에서 시작됐다.
이 중 지난해 6월 시작한 도보배송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아픈 손가락'이다. 도보배송은 ▲배달의민족 ▲쿠팡에 비해 업계 후발주자인 카카오가 차별점을 갖고자 시작한 단거리 배송 서비스다. 도보·자전거·킥보드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운송수단으로 1.5km 내 근거리 배달을 수행할 수 있어 운전면허 없이 누구나 쉽게 참여 가능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도보배송은 편의점·베이커리·디저트·화장품 등 운반이 간편한 물품 위주의 주문을 취급한다. 당초 카카오는 베스킨라빈스·던킨도너츠·파리바게트·CU·올리브영 등 프랜차이즈와 계약을 맺어 전국 동시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성과는 저조했다. 카카오T 도보배송 기사(픽커)들은 저조한 콜 수에 실망, 시간이 갈수록 이탈하는 인력이 늘어갔다. 배송할 프랜차이즈가 부족하니 일감도 없는 것이다. 이는 현재까지도 개선하지 못 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제휴 업체와 관련해선 업데이트 된 내용이 없다"라고 말했다.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연초 도보배송 서비스 운영 방식에 유연성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배송대행사 만나플래닛, 슈퍼히어로, 딜리온, 딜버 등과 배송대행 업무협약을 체결, 3km 이내로 운송 범위를 늘렸다.
그러자 당초 계획한 '도보배송'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따랐다. 업계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기존 퀵·택배와 연계, '종합배송 플랫폼'으로 도약에 나선 게 아니냐고 분석한다.
한 업계 전문가는 "제휴사 수도 문제지만 실질적으론 기사들이 배송하기 어려운 '기피 콜'인 경우가 많고, 그마저도 손에 꼽으니 본래 서비스를 고치는 것보다 라이더를 영입해 서비스 범위를 확장한 것"이라며 "지금 시점에서 도보 배송이라는 말은 다소 거리감이 생긴 상황이라 언제든지 일반 배송으로 바꿔도 이상할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업무협약 및 인수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 온 만큼 이젠 사업 규모가 제법 커졌기에 독자적인 종합배송플랫폼으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번 상표권 등록은 그 초석이 될 수 있다"고 점쳤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배송 관련 서비스들이 다수 존재하다 보니, 브랜딩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상표권을 등록한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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