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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HUG 재무건전성 적신호···정부, 1조원 자본확충 추진

부동산 부동산일반

HUG 재무건전성 적신호···정부, 1조원 자본확충 추진

등록 2023.11.17 14:16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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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여파···HUG 상반기 누적 순손실 1.3조집주인 대신 내준 전세금 1.7조원···회수율 낮아국토위 예산심사서 출자액 7000억원→1조원 증액

전세사기 여파로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대신 돌려주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재정 부담이 치솟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전세사기 여파로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대신 돌려주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재정 부담이 치솟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전세사기 여파로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대신 돌려주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재정 부담이 치솟고 있다. 이러한 대위변제가 급격하게 늘자 국회와 정부에서는 내년 중 HUG에 1조원을 추가 출자해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8월까지 '악성 임대인'으로 분류되는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금(대위변제액)은 1조7143억원을 기록했다. 대위변제액은 2020년 1935억원, 2021년 5199억원, 지난해 1조219억원까지 늘었다. 올해는 2조원이 넘을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대위변제액이 증가하며 HUG의 재무 건전성은 급격히 악화했다. 상반기 누적 순손실은 지난해 같은 기간(1847억원)보다 7배가량 늘어난 1조3281억원에 달한다. 올해 말 순손실 예상액은 3조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유병태 HUG 사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공사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어 자본 확충과 재무 건전성 강화를 위해 채권 회수를 신속히 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연구 중"이라며 "예상보다 (손실이)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HUG는 채권회수를 포함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다고 밝혔으나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한 경매시장 침체를 고려하면 경매·공매를 통한 채권 회수 전망은 어둡다. 실제 회수율도 저조하다. 2020년 50%, 2021년 42%, 2022년 24% 등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이처럼 대위변제액은 느는데 회수율은 낮아 HUG의 재정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통상 HUG가 대위변제한 전세보증금을 경·공매 등을 통해 회수하려면 2년 정도의 시차가 발생하는데 올해 보증 사고액이 3조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HUG의 재무 상황은 내년에도 개선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HUG는 재무 악화 시 대응 방안으로 보증제도 개선, 사후관리 채권 회수 포함 리스크관리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나, 부동산 시장 악화로 경매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임대인이 보유한 주택 대부분이 빌라여서 경매를 통한 회수도 쉽지 않아 보인다.

HUG 재정 상태가 개선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보증발급 중단이라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 주택도시기금법 상 HUG는 자기자본의 60배까지만 보증발급이 가능하다. 이 한도를 넘어서면 HUG가 취급하는 모든 보증 발급이 중단된다. 이를 우려한 정부는 주택도시기금법 시행령을 개정해 HUG의 보증 한도를 자기자본의 60배에서 70배로 늘렸지만, 여전히 역부족인 상황.

HUG 역시 100%였던 전세 보증보험 전세가율을 90%로 낮추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이번 국정감사에선 HUG의 재무 건전성 회복 대책이 주거 취약계층의 부담을 늘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전세가율 하향 탓에 보증보험 가입 거절 건수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이렇다 보니 정부는 추가 출자를 통한 HUG 자본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연내 3839억원의 출자가 이뤄진다. 내년 정부 예산안에도 7000억원의 현금 출자가 반영돼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예산 심사 과정에서 출자 예산은 3000억원 증액돼 총 1조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전세 보증사고가 늘면서 결국 세금과 다름없는 주택도시기금에서 1조4000억원가량을 HUG에 투입하는 것이다.

일각에선 HUG의 보증 한도를 무턱대고 늘리기보다는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세보증보험 상품의 보증 비율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보증 대상은 확대하되 집값 대비 보증 한도를 낮춰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는 집값의 90%까지 전세보증금을 보증해 주는데, 이 비율을 더 낮춰야 한다"며 "가입 요건을 완화해 더 많은 세입자가 보증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되, 보증 비율은 더 낮춰 HUG 재정이 건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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