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CEO들로 세대교체하며 리스크 관리에 방점
23일 한국투자증권은 신임 대표로 김성환 개인고객그룹장(부사장)을 선임했다. 6년 만에 수장이 바뀌는 것이다. 1969년생인 김성환 대표는 올해 만 54세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한국투자증권에 앞서 변화를 추구한 미래에셋증권이다. 지난달 미래에셋 창립 멤버인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회장은 일선에서 물러나 경영 고문직을 맡는다고 밝혔다. 최 회장 외에도 조웅기·최경주·이만열 등 부회장들을 포함한 1963년생(60세) 이상 임원들은 현업에서 물러났다.
미래에셋증권의 새 대표에는 김미섭 부회장과 허선호 부회장, 정경남 사장이 선임됐다. 사내이사인 김미섭 부회장은 지난달 26일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미래에셋증권은 내달 6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허선호 부회장, 전경남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한 뒤 이사회 의결을 거쳐 이 중 한 명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김미섭 부회장과 전경남 사장은 1968년생, 허선호 부회장은 1969년생으로 모두 50대 CEO이다.
메리츠증권도 지난 20일 장원재 세일즈앤트레이딩(Sales&Trading)부문 사장을 새 대표로 내정했다. 13년간 메리츠증권을 이끌었던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긴다. 장원재 사장은 1967년생으로 리스크 관리 전문가로 꼽힌다.
주요 증권사 경영진의 세대교체가 이어지면서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와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사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오는 12월에서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가장 관심이 높은 곳은 KB증권이다. 박정림 KB증권 대표가 금융당국으로 부터 직무정지를 사전 통보 받았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박 대표에게 문책 경고보다 무거운 직무 정지를 사전 통보한 뒤 소명 절차를 밟고 있다.
앞서 자문기구인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지난 2020년 11월 라임펀드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박정림 KB증권 대표와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에게 문책경고를 결정했다. 옵티머스펀드 사태에서는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가 문책 경고를 받았다.
이같은 결정은 사모펀드 상품을 심의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경영진의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 잘못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임원에 대한 제재는 해임 권고, 직무 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이 있다. 문책 경고 이상이 중징계다.
박 대표에 대한 제재는 오는 29일 열리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다소 놀랍다는 반응이다. 앞서 박정림 대표에 대한 제재가 낮아질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이같은 제재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행정소송을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정영채 사장의 경우 내년 1월께 이사회에서 연임 여부가 거론될 전망이다. 정 사장의 경우 보수적인 NH농협금융지주에선 이례적으로 3연임을 한 인물이다.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사장의 경우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동산 PF와 관련해 '꺾기 영업' 의혹이 제기되면서 '내부통제' 문제가 불거졌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세대교체가 일어나는 분위기"라며 "내년엔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가 중요해지는 만큼 그에게 맞는 조치들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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