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개시한 태영건설···채권단 75% 이상 동의PF發 위기 확대 우려···건설사들, 상반기 12조 갚아야"정상화 어려운 사업장 정리해 PF리스크 확산 막아야"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제1차 채권자협의회를 열고 투표(서면결의)를 통해 워크아웃 개시를 확정했다. 워크아웃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에 따라 채권금융사 75%이상 동의를 얻어 가결됐다.
워크아웃 절차는 제1차 채권자협의회 결의에서 채권단 75% 이상 동의로 워크아웃을 개시한 뒤 회계법인을 통해 기업의 자산부채 실사를 3개월 동안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자산부채 실사가 진행되면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에 따라 채권단의 채권 행사는 3개월간 유예된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당장 협력사들이 줄도산하는 사태는 막았지만 건설 업계 위기감은 여전하다. 지난 부동산 호황기에 무리하게 추진했던 건설 현장이 아직 정리되지 않고 있는 데다 고금리 기조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상반기 내로 PF만기가 줄줄이 돌아와 태영건설 PF 부실 여파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신세계건설, 동부건설, 코오롱글로벌, HJ중공업 등이 제2의 태영건설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PF는 건설사들이 건설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금융회사에서 빌리는 돈인데 최근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으로 착공이 미뤄지면서 PF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한국기업평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23개 증권사가 보유한 PF 위험노출액 24조원 중 올해 6월 말까지 만기도래하는 규모는 11조9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브릿지론이 7조3000억원에 이른다.
부동산 PF 위험노출액(익스포저) 자체도 급증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동산 PF 위험노출액은 163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집값이 급등하기 전인 2017년 말(80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잔액도 2020년 말 92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134조3000억원으로 치솟았다. 특히 제2금융권은 위기 대응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9월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6조3000억원으로 연체율은 13.85%에 달한다. 저축은행 대출 잔액은 9조8000억원으로 연체율은 5.56%였다.
김정주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PF 대출 만기가 연장된 사업장 대부분은 분양 또는 매각에 실패해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곳들"이라며 "사업성을 최대한 높여주고, 정상화가 어려운 곳은 신속하게 정리해 PF 불안이 거시경제 전반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정거래위원회는 건설업계의 유동성 위기 확산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올 1분기(1∼3월) 중에 건설 분야 하도급 대금 지급보증 긴급점검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건설 위탁을 하는 사업자는 하도급법에 따라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수급사업자에게 법령이 정하는 공사대금 지급을 보증해야 하는데 이 규정이 지켜지고 있는지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미보증 현장에 대해서는 시정조치에도 나선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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