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3일 부산시청에서 11번째 민생토론회를 열고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조속히 이전해 부산을 이끄는 동력으로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산업은행법 개정 이전이라도 실질적인 이전 효과가 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하고 동남권 본부의 기능과 인력을 보강해 부·울·경 지역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단 산업은행은 임직원들의 부산이전 반대로 극심한 노사 갈등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산업은행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하라는 것은 국내 금융산업의 균형을 깨뜨리는 것"이라며 "수도권에서 산업은행과 거래하던 기업들은 혼란에 빠질 것이며 부울경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부산은행·경남은행 등 지방은행, 산업은행의 수많은 지점은 '산업은행 본점'이란 메기 등장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에서 빼서 부산에 주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정책은 서울과 부산 모두를 '아랫돌'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은행 노조는 부산 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1년에 100명 채용하는 산업은행이 아니라 1000명, 1만명 채용하는 대기업이라고도 반박했다.
노조는 "정말 부산 발전을 생각하는 정치인이라면 '왜 부산에는 은행만 있고 대기업이 없는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면서 "지역의 고유 산업 없이 산업은행과 부산은행이 지역 매출액 1, 3위를 차지해도 되는 건지, 글로벌 해운사 없이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가 될 수 있는지 아무도 고민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업은행 노조는 산업은행 본점이 부산으로 이전한다고 해도 기업의 이전 효과는 전혀 없을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의 설문 결과 산업은행 본점 거래처 99%는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한다고 해도 따라서 이전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노조는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어야 하는 것이 금융산업의 기본 상식"이라며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하면 부산에 기업들이 많이 생길 거라는 주장은 뻥 뚫린 고속도로에 큰 주유소를 여러개 만들면 고속도로에 차가 많이 올 거라는 주장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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