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동안 기관·외국인 600억원 넘게 순매수···12.68% 상승전문가 "수급 이슈는 단기효과···기업 펀더멘털 봐야"이전 상장 '선배' 포스코DX, 엘앤에프는 상장 후 상승세 꺾여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지난달 29일 전 거래일보다 1만500원(+4.10%) 오른 26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인 28일 8.25% 오른 데 이어 이틀 연속 강세다.
최근 약세를 보였던 에코프로비엠의 반등은 코스피 이전 상장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에코프로비엠은 27일 이사회를 열고 코스피 이전 상장을 위해 코스닥에서 상장 폐지를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에코프로비엠은 다음달 26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상장폐지 승인 안건을 상정하고, 안건이 가결될 경우 유가증권시장본부의 상장 승인을 조건부로 코스닥시장 상장폐지 및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진행할 예정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이미 지난 7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코스피 이전 상장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부사장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이전 상장을 검토 중"이라며 "이전 상장을 하면 코스피200 편입으로 인한 패시브 자금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틀간 이어진 주가 강세를 보면 시장에서도 같은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200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 중, 시가총액 등을 기준으로 상위 200개 기업의 주식을 지수화한 것이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이전 상장이 진행된다면 단기간 내에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될 수 있다. 코스피200의 정기 변경은 6월과 12월로 1년에 두 번 뿐이지만 코스피 이전 상장 후 15거래일 동안의 평균 시가총액이 코스피 상위 50위 이내인 경우 가까운 동시 만기일에 특례 편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코스닥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26조641억원이다. 코스피 시총 12위인 삼성물산(29조822억원)보다 낮고 13위인 삼성SDI(25조9242억원)보다 높다. 이전 상장 이후에도 시가총액 규모가 유지된다면 단번에 코스피 시총 13위에 올라서는 셈이다.
지난 이틀 동안 에코프로비엠 주가의 상승은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견인했다. 28일부터 29일까지 기관은 에코프로비엠을 446억2800억원, 외국인은 157억4200만원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579억1100만원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이전 상장만으로 주가의 추세적 반등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고 이차전지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근본적인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일시적인 반등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에코프로비엠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1조18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3% 감소했을 뿐 아니라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적자전환해 1146억원의 영업손실과 138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실적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현욱 IBK증권 연구원은 "유럽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 우려와 북미 OEM 재고 축적 지속으로 인해 전기차용 양극재 출하 또한 저조할 것"이라며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역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코스피 이전 상장한 포스코 DX와 엘앤에프은 상장 후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포스코DX의 경우 2023년 7월 10일 이전 상장이 기사화된 후 다음날인 11일 하루 동안 주가가 27% 급등하는 등 연말까지 366.67% 오르는 기염을 토했지만 막상 상장 첫날인 지난 1월 2일부터 5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했다. 포스코DX의 주가는 연초 대비 27.09% 하락한 상태다.
에코프로비엠과 같은 이차전지 양극재 종목인 엘앤에프는 역시 코스피 이전 상장 첫날인 지난 1월 29일 하루 동안 주가가 8.97% 떨어지며 이전 상장 기대감으로 오른 주가를 되돌리는 현상을 보였다. 현재 엘앤에프는 상장 첫날 대비 6.46% 오른 16만9700원이지만 연초 상장을 앞두고 20만원대까지 올랐던 것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종목들의 코스피 이전 상장은 단기적으로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가는 결국 기업의 펀더멘털에 연동된다"며 "수급 이슈에만 너무 매몰되지 않는 균형 잡힌 스탠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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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류소현 기자
sohyu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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