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손 회장의 AI 혁명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소프트뱅크가 AI용 반도체 개발 및 제조를 시작으로 관련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손 회장의 핵심 구상 중 하나는 AI 전용 반도체 개발이다. 미국 엔비디아처럼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형식으로 내년 봄 시제품을 제작해 같은 해 가을 양산 체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소프트뱅크가 90% 가량의 지분을 보유한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에 새 조직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Arm은 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회로 설계도를 이미 엔비디아 등에 제공하고 있다.
AI 전용 반도체 개발은 Arm의 자금과 소프트뱅크 지원금으로 충당하고 양산 체제가 확립된 후에는 해당 사업 부문을 Arm에서 분리해 그룹 산하에 두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또, AI 전용 반도체 제조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에 맡길 계획이다.
손 회장의 AI 야심은 개발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2026년 이후 자체 개발한 반도체에 기반한 데이터센터를 유럽과 아시아, 중동에 세우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또, 데이터센터가 대량의 전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발전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러한 AI 혁명을 위한 10조엔은 소프트뱅크가 수조엔 규모의 자기 자본을 투입하는 것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더해, 중동 각국의 정부 펀드 등에서 추가 자금을 모으기로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현해 주력 사업인 투자 산업의 손익이 개선돼 공격적으로 전략을 추진할 수 있도록 재무 요건이 좋아졌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 정부도 지난 10일 소프트뱅크의 AI 개발을 위한 슈퍼컴퓨터 정비에 최대 3700억원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AI 산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일본 민관 협력이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압박과도 관련된 것 같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본에 AI 개발을 위한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없어 라인을 통해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라인은 일본뿐 아니라 대만, 태국 등 2억 명이 넘는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어, 소프트뱅크가 라인을 통해 AI 산업을 확장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현재 네이버는 오는 7월 1일을 시한으로 소프트뱅크와 라인 지분 매각을 협상중이다.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일 2023년 회계연도 실적 결산 발표회에서 "네이버와의 지분 협상은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네이버도 지난 10일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회사에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성실히 협의해 나가고 있다"고 첫 공식 입장을 밝혔다.
뉴스웨이 김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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