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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김영민 건축구조기술사회 회장 "국가 지정 재료로 안전성 강화해야"

산업 중공업·방산 인터뷰

김영민 건축구조기술사회 회장 "국가 지정 재료로 안전성 강화해야"

등록 2024.05.29 15:00

전소연

  기자

건설 현장 '비KS' 제품 주의보 발령···무분별 남용 주의2021년부터 누적된 비KS 수입 제품만 '126만톤' 육박비KS제품 붕괴사고 우려···"수입 제품, 경각심 가져야"

김영민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회장이 지난 27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뉴스웨이와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제공김영민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회장이 지난 27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뉴스웨이와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에 이르는 선진국입니다. 국가에서 인정하는 안전한 재료로 건축물을 지어야만 100년, 200년을 버티는 건물이 됩니다.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국가에서 지정하는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안전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길 바랍니다."(김영민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회장)

최근 국내 건설 현장에서 '비KS' 제품 주의보가 발령됐다. 한국산업표준을 벗어난 수입 제품이 국내 건설 현장에 무분별하게 침투하면서다. KS 인증을 받은 국내 제품과는 달리,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수입 제품은 시험 기준이 느슨해 구조물 붕괴 등의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정식 인증을 받은 국내 제품들의 사용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김영민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회장은 지난 27일 가진 뉴스웨이와의 인터뷰에서 "비KS 제품은 수입 과정에서 제품 성분이 면밀하게 밝혀지지 않아 건축물 안전 등에 큰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 건축물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구조 설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월부터 올해 3월 15일까지 국내에 누적된 비KS 수입 제품은 약 125만4000톤(t)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서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이 직접 강도와 인성 시험 등을 거쳐 적합한 제품(KS SS275)만을 선별하는 반면, KS 규격에 맞지 않는 JIS SS400(일본규격) 등 수입품의 경우 국내에서 정한 규격과 다를 가능성이 높아 건축물 붕괴 등의 사고 우려가 크다.

김 회장은 "(비KS 제품을 사용할 경우) 항복·인성 강도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용접 성능과 연성 능력도 감소해 구조물의 파괴, 처짐 등의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면서 "SS400은 화학 성분 등에 대한 별도 기준이 없지만, SS275는 화학 성분이 명시돼 있고, 충분한 실험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며 조건에 따라 용접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14년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건 때도 비구조용 강재를 사용한 것이 한차례 드러난 바 있다. 규격된 구조용 철판이 아닌 규정 미달의 다른 철판을 사용하면서 건축물이 내려앉은 것이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내에서는 불량 강재들이 곳곳에 숨어있는 형국이다.

김 회장은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격이 저렴하거나 수급이 빠르다는 이유로 비KS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다만 건축구조기술사가 설계한 것과 다른 강재를 사용했을 경우 구조적인 안전성을 확보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김영민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회장이 지난 27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뉴스웨이와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제공김영민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회장이 지난 27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뉴스웨이와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향후 건축물 설계 시 국민 안전을 위해 전체 표준 샘플링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김 회장은 "현재 설계는 전 건물의 모든 부분을 진행하지만, 표준 샘플링은 비용이 증가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라며 "다만 안전에 대한 것은 비용을 논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기술사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국내 약 1300여 명의 기술사들이 건축과 관련된 각종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건축물이 안전하게 유지되도록 재료 강도와 크기를 결정하고 있다"며 "현장에서도 제대로 설계된 재료가 들어오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기술사들도 고충은 있다. 현장에서 제품을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에서다. 김 회장은 "기술사들이 구조 안전을 책임지고 있지만, 직접 현장에서 제품을 뜯거나 실험은 할 수 없다"며 "강재에 대한 시험 성적서를 가지고 오지만, 이를 위조해서 들어온다면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현장에서 외관을 조사하는 경우가 있는데, 만일 문제가 있으면 바로 제재를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 회장은 이어 "물론 재료가 들어올 때 공인된 기관에서 확인을 받게하는 행정적인 문제 보완도 필요하지만, 국가에서 지정하는 기술사들이 건축시공 과정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면 비KS 제품 사용 빈도수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최근 고층 건물 등 건축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순간의 실수로 큰 붕괴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며 "건축물 사고는 많은 인명피해를 가져오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김 회장은 지난 1992년 동아대학교 건축공학과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한국중공업 ▲마이다스아이티 ▲보성이앤지그룹 대표 등을 거쳐 올해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제19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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