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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가족 합심' 외쳤지만···임종윤 한미약품 대표 선임건 연기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가족 합심' 외쳤지만···임종윤 한미약품 대표 선임건 연기

등록 2024.06.18 13:47

유수인

  기자

18일 임시주총서 두 형제 사내이사 진입 성공기존 6인 더해 총 10명으로 이사진 꾸려 박재현 대표 요청으로 이사회 연기, 대표 선임도 미뤄져

(왼쪽)임종윤 전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임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이 3월 28일 오후 경기 화성시 수원과학대학교SINTEX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후 임시로 마련된 기자실을 찾아 소감을 전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왼쪽)임종윤 전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임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이 3월 28일 오후 경기 화성시 수원과학대학교SINTEX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후 임시로 마련된 기자실을 찾아 소감을 전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모친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한미약품그룹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가 그룹의 주요 사업회사인 한미약품 이사회 진입에 성공했다. 하지만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를 한미약품 대표로 선임하는 안건을 다룰 이사회가 열리지 않아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남아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온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이날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임종윤·임종훈(한미사이언스 대표) 사내이사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한양정밀 대표) ▲남병호 사외이사(헤링스 대표)에 대한 선임안을 가결했다.

앞서 한미약품 지분 9.95%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이 임종훈 대표를 제외한 다른 이들의 선임안에 반대 의사를 표하기도 했지만 최대주주인 한미사이언스, 신 이사 등 형제 측 우호 지분이 50%가 넘는 만큼 무리 없이 선임됐다.

이로써 한미약품 이사진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등 기존의 이사 6명과 형제측 인물 4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됐다. 회사 측은 "새로운 이사진은 탁월한 역량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미약품의 방향성 제시에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남은 것은 임종윤 이사의 대표이사 선임건이다. 두 형제는 임종윤 이사가 한미약품 대표를 맡고, 임종훈 대표가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를 맡아 '새로운 한미'로 나아가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임종훈 이사가 지난 4월 한미사이언스 대표로 복귀했다.

하지만 임종윤 이사의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다룰 이사회 일정이 미뤄지면서 회사의 속사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주총장에도 의장을 맡은 박 대표를 제외한 기존 이사와 형제 모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사회 연기는 박 대표의 요청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원래대로 라면 임종윤 이사가 이사회 10인 중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받아 대표이사가 될 전망이었다. 다만 박 대표의 거취는 불투명해진다.

일각에선 모친인 송영숙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오기도 한다.

송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은 올 초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를 반대하는 형제와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총에서 펼쳐진 표 대결에서 형제가 승리하며 가족 간 분쟁이 마무리될 거란 기대가 나오기도 했지만 이들은 최근까지도 화합하지 못했다. 지난 달 14일 임종훈 대표가 임원 인사, 투자유치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한미사이언스 공동 대표였던 송 회장을 해임시키며 단독 대표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경영권 분쟁 불씨가 남아있는 상황이라면 상속세 문제 해결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앞서 송 회장을 포함 오너일가는 가족과 '합심'해 현안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공개 표명한 바 있다. 형제의 대출금이 510억원에 달하는데다 주가 하락까지 겹치면서 우선 눈앞에 닥친 문제부터 해결하는데 뜻을 모은 것이다.

오너일가는 임 명예회장이 지난 2020년 8월 타계하면서 한미사이언스 지분 2308만여 주를 상속받았고, 이 과정에서 약 5400억원 규모의 상속세 납부 부담을 안게 됐다. 이들은 상속세를 5년 동안 분할해서 납부하기로 과세당국과 합의했고, 2년 이상 납부를 마쳐 현재 약 2644억원이 남아있다. 이들은 약 700억원 규모의 3차 상속세 납부를 연말까지 미룬 상태다.

그동안은 은행·증권사 주담대를 활용해 납부금을 마련해왔다. 형제는 한미사이언스 주식 1987만8415주(28.42%)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약 97%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주담대 계약만기가 도래하면서 대출금 마련이 시급해졌다.

현재 활용 가능한 주식이 거의 남지 않은 상태인데다 주가도 크게 떨어져 있어 담보유지비율(LTV)을 높이는 조건으로 연장하기도 힘들다. 최근 두 달간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30% 하락했다. 정기주총 당시 4만4000원 대이던 주가는 현재 3만원 초반까지 떨어졌다. 기존 주담대 LTV는 최대 170%까지 적용했는데 주가 3만 원에서 3만2000원 사이에 마진콜 물량이 몰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임종훈 대표는 지난달 20일 자녀 주식까지 끌어다가 주식 78만4057주(1.12%)를 담보로 150억원을 빌리기도 했다.

주가가 떨어져 지분 가치가 떨어지면 대출을 해준 금융기관은 대출금을 일부 상환하거나 추가 담보를 요구하기도 한다. 반대매매로 대출금을 회수할 수도 있다. 이에 시장에 주식이 대량으로 매물로 나오는 오버행 우려도 나온다.

형제는 투자 유치를 위해 베인캐피탈,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논의하기도 했지만 경영권 분쟁 소지가 남아 있어 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이사회 연기 배경에 송 회장의 의중이 담겨있다면 가족간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고, 상속세 재원 마련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임종윤 이사를 포함한 4명의 신규 선임 이사들은 "기존 6명의 이사들과 일정을 조율해 이사회 개최 날짜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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