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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치매 신약' 잇단 허가···수혜 시장 동반 성장 기대감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치매 신약' 잇단 허가···수혜 시장 동반 성장 기대감

등록 2024.07.05 15:57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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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켐비 이어 키순라 FDA 허가···36조 시장 열려대량생산 필요해 CMO 수요 늘듯, 생물보안법 수혜도'원인 단백질' 측정하는 진단제 시장도 주목

그래픽=홍연택그래픽=홍연택

알츠하이머병 원인 단백질을 분해해 치매 진행을 늦추는 항체 신약이 잇달아 개발되면서 수혜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일라이릴리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키순라'(도나네맙)의 품목허가를 승인했다.

이로써 키순라는 2021년 미국 바이오젠-일본 에자이의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 2023년 '레켐비'(레카네맙)에 이어 FDA가 공식 허가한 세번째 알츠하이머병 신약이 됐다.

이들 약물들은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 속에 쌓여 치매를 일으킨다는 '아밀로이드 가설'에 따라 개발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뇌에 축적된 독성 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를 없애 초기 환자들의 질병 진행을 늦출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응집돼 단백질 찌꺼기(플라크)를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찌꺼기는 신경 세포 손상과 사망을 일으킬 수 있다.

아두헬름이 부작용 등의 이슈로 상용화에 실패했으나 레켐비의 등장으로 치매 치료제 시장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스트레이츠 리서치에 따르면 치매 치료제 시장 규모는 연평균 성장률(CAGR) 7.95%로 커져 2030년 267억9569만 달러(약 35조8302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키순라까지 허가되면서 연관 시장들의 수혜도 기대된다.

케빈 샤프 삼성바이오로직스 미국 영업(SBA-S) 담당 상무는 미국 보스턴에서 케빈 샤프 삼성바이오로직스 미국 영업(SBA-S) 담당 상무는 미국 보스턴에서 "5공장 건립 후에는 대량생산이 요구되는 제품을 집중 타깃해 수주를 확보하고 알츠하이머 등 새로운 블록버스터 의약품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유수인 기자

대표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있다. 알츠하이머 항체 신약은 투여 기간이 길고 용량이 높아 위탁생산(CMO) 수요가 높을 것이란 예상이다.

치매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인 질병인 만큼 대량생산이 필요할 수 있다. 특히 일라이릴리는 비만·당뇨 치료제 '마운자로·젭바운드'만으로도 공급난에 시달리고 있어 알츠하이머 신약을 생산할 여유가 없을 거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게다가 현재 회사는 일부 원료 제조를 중국 우시앱텍에 맡기고 있는데, 최근 미국에서 중국 기업과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을 추진하고 있어 거래처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는 현재 글로벌 탑티어 수준인 60만4000리터(ℓ) 생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확장하기 위해 5공장을 추가로 짓는 중이다. 이 공장의 공정률은 64%로, 내년 4월 준공이 목표다. 생물보안법 수혜와도 맞물릴 수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가 최근 공시한 10억6000만달러(약 1조4637억원) 규모의 대형 수주 건이 치매 항체치료제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근희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계약기간과 규모를 보면 6년간 연평균 최소 2400억원 규모의 생산이 필요한 제품이다. 블록버스터급 약물임을 예측할 수 있다"며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알츠하이머 치료제, 면역항암제,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 등이 후보군"이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는 일찍부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 케빈 샤프 미국 영업(SBA-S) 담당 상무는 지난해 6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23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 기간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5공장 건립 후에는 대량생산이 요구되는 제품을 집중 타깃해 수주를 확보하고 알츠하이머 등 새로운 블록버스터 의약품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며 "미국 현지 영업사무소에서 만난 고객사 중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곳들은 대량생산, 타임라인, 서플라인 체인, 듀얼 소싱 등과 관련한 문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특정 질환을 타깃해 수주 홍보에 나서고 있진 않다. 다만 새로운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나왔을 경우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CMO 기업들에겐 매출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백질 축적 정도를 확인하는 진단 기술을 보유한 퓨쳐켐, 듀켐바이오, 피플바이오 등도 수혜 기업으로 떠오른다.

레켐비, 키순라는 경도인지장애 및 경증의 알츠하이머병 등 초기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처방 대상자인지 확인하려면 환자 뇌 속의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수치 측정이 필요하다.

치매 진단 방사성의약품 비자밀을 이용한 진단 이미지로 왼쪽은 정상 뇌이며, 오른쪽은 베타 아밀로이드가 비정상적으로 축적된 뇌이다. 베타 아밀로이드가 음성일 경우 파란색을 띠고, 베타 아밀로이드가 양성이고 밀도가 높을수록 붉은색을 띠게 된다. 사진=듀켐바이오 제공치매 진단 방사성의약품 비자밀을 이용한 진단 이미지로 왼쪽은 정상 뇌이며, 오른쪽은 베타 아밀로이드가 비정상적으로 축적된 뇌이다. 베타 아밀로이드가 음성일 경우 파란색을 띠고, 베타 아밀로이드가 양성이고 밀도가 높을수록 붉은색을 띠게 된다. 사진=듀켐바이오 제공

이를 측정하는 방법은 뇌척수 검사, PET CT, 혈액검사 등이 있는데, 현재 아밀로이드 베타만을 표적해 이미지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방사성의약품을 이용한 PET CT 진단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국내 기업 중에선 듀켐바이오와 퓨쳐켐이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을 보유하고 있다.

듀켐바이오는 진단제 시장에서 90% 이상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현재 '키순라'의 국내 임상 시험에 치매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을 공급 중이다.

퓨처켐은 지난 2022년 일라이릴리 자회사 AVID와 '도나네맙'의 국내 임상 시험용 의약품 공급 계약으로 추정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회사가 맺은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용 방사성 의약품 공급 계약 규모는 약 15억원(125만9000달러)에 달했다.

피플바이오는 알츠하이머병에 관여하는 독성 단백질이 생성될 때 서로 응집된다는 점을 이용해 혈액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응집화 정도를 측정하는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알츠온'을 개발했다. 현재 헝가리, 태국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레켐비, 키순라로 촉발된 신약개발 시장 성장은 뇌 질환 영상 인공지능(AI) 솔루션 기업 뉴로핏에게도 수혜로 작용할 전망이다.

뉴로핏은 임상 과정에서 이미지를 전문적으로 분석해주는 이미징CRO(임상시험수탁)를 제공하고 있다. 회사는 뇌 신경 퇴화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아쿠아'와 PET 영상 정량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스케일 펫'을 활용해 바이오마커를 식별하고 치매 발병 여부, 치료 예후 등을 확인해준다.

국내 기업 중에선 아리바이오와 손을 잡고 경구용 치매 치료제 'AR1001'의 글로벌 임상3상에 참여한 환자군 판별을 지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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