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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스트레스 DSR 연기 후폭풍"···5대은행 가계대출 이달에만 3.6조↑

금융 은행

"스트레스 DSR 연기 후폭풍"···5대은행 가계대출 이달에만 3.6조↑

등록 2024.07.21 10:34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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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주요 은행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3조6000억원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거래가 늘어난 가운데, 금융당국이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시행을 9월로 연기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연합뉴스와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8일 기준 712조184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3조6118억원 늘어난 수치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6월 한 달 5조3415억원가량 불어나면서 2021년 7월(6조2000억원 증가)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고 이달에도 그 추이를 이어가고 있다.

증가세를 주도하는 항목은 3조7991억원 증가한 주택담보대출(잔액 555조9517억원)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는 와중에 부동산 가격 상승에 매수심리가 회복하고 있고,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리기 때문으로 은행권은 해석한다.

동시에 시장금리가 내려가는 것도 대출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압박에 은행이 나란히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미국·한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꺾지 못하면서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

일례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9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2.840∼5.294% 수준이다. 이달 5일(연 2.900∼5.370%)과 비교해 상단은 0.076%p, 하단은 0.060%p 다시 낮아졌다. 같은 기간 혼합형 금리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3.396%에서 3.345%로 0.051%p 하락한 탓이다.

당국은 심상찮은 가계대출 증가세를 고려해 15일부터 5대 은행과 카카오뱅크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에 착수했다.

다만 당국이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을 갑작스럽게 연기하며 대출 증가세를 부추기고 뒤늦게 점검에 나섰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실제 연기를 발표한 6월말 당시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미 연간 가계대출 경영 목표치를 넘어섰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이들 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경영목표(연간 증가액) 총합은 12조5000억원인데, 6월말 기준 이 수치는 16조1629억원에 달했다. 지금까지 5대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은 2.86%이며, 지금 추세가 유지되면 연말엔 5%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

그럼에도 당국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기준으로 가계대출 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은행이 제출한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도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대출을 뺀 은행 자체 재원 대출만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아직 문제가 없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 천준호 의원은 "수많은 경고에도 2단계 스트레스 DSR을 연기한 금융당국이 뒷북을 치고 있다"면서 "가계대출 관리 실패로 고통받는 것은 결국 서민인 만큼, 근본적인 가계대출 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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