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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일출일퇴' 품고 유연근무제 신청했더니···남는 건 야근뿐

산업 중공업·방산 직장人

'일출일퇴' 품고 유연근무제 신청했더니···남는 건 야근뿐

등록 2024.10.15 07:29

수정 2024.10.15 07:32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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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근무제 도입한 국내 조선사···실효성 의문내부 직원들 불만 표출↑ 제도개선 숙제로 남아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유연근무제를 마음껏 사용하라고 해놓고선, 막상 쓰려고 하면 당일 업무가 많다며 눈치를 줘요"

"'일출일퇴(일찍 출근하고 일찍 퇴근하기)'를 꿈꾸고 유연근무제를 신청하면, 되려 업무 과중으로 야근만 하는 꼴이에요"

최근 국내 대기업에서는 '유연근무제' 시행과 관련된 이 같은 직원들의 볼멘소리가 흘러나온다. 유연근무제가 회사에 도입됐다는 소식에 부푼 마음으로 신청하면, 돌아오는 것은 늘어난 근무시간과 야근뿐이다.

약 1만명 규모의 대형 조선업체에 다니는 한 사무직 사원은 유연근무제를 이용하려고 해도, 직장 선배의 압박과 업무 과중 등으로 인해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회사에서는 반차 대신 유연근무제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해당 제도를 만들어 놓고도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연달아 생기면서 직원들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조선업체에 종사하는 한 사무직 직장인은 이른바 '일출일퇴'를 꿈꾸고 이른 시간 회사에 출근했다. 하지만 과도한 업무로 예정된 시간대에 퇴근하지 못했고, 되려 근무 시간만 늘어 스트레스만 쌓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유연근무제는 기존 정형화된 근무 제도에서 벗어나 근무시간과 장소 등 자유롭게 선택·조정할 수 있는 제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나 시차출퇴근제 등 유연근무제 도입이 확산되면서, 현재 많은 국내 기업이 해당 제도를 적용·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기업 직원들은 이 같은 제도가 실효성이 없다며 불만 섞인 목소리를 표출하고 나섰다. 조선 업체는 아니지만, 국내 재계 5순위 안에 드는 대기업에서 역시 퇴근 시간(5시~6시)과 맞물린 시간대에 회의를 지속하면서 결국 직장인 커뮤니티 내 직원들의 불만과 질타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러한 불상사가 끊이지 않자, 유연근무제를 사용하려는 직원들은 본의 아니게 눈치를 보게 되는 상황도 많이 발생한다. 본래 취지는 직원들이 근무시간 및 환경을 자유롭게 조절함으로써 업무 편의성과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었지만, 직장 사수가 이른 출근 혹은 늦은 퇴근을 강요하거나, 과도한 업무로 야근을 하게 되는 사례가 잇따라 나오면서 해당 제도의 실효성 여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선 근로자의 근무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만큼, 기업에서 해당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 유명무실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여전히 유연근무제와 관련된 여론이 시끌벅적한 만큼 경영진에게도 이와 같은 제도 개선이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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