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품질 테스트 통과 못 한 삼성전자전체 HBM 매출 중 20%는 중국 기업에서HBM3E 매출 늘리는 삼성, 퀄 통과 '사활'
3일(한국시간)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중국의 군사용 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을 제한하기 위한 수출통제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조치안에는 반도체 제조 장비 24종과 소프트웨어 도구 3종, HBM 등 신규 수출통제도 포함됐는데 미국산 장비를 사용해 만든 제품의 수출을 막는 해외직접생산품(FDP·Foreign Direct Product)규칙이 적용됐다.
해외직접생산품규칙은 특정 미국산 기술·소프트웨어(SW)로 미국 또는 제3국에서 만든 제품 및 관련 장비를 활용한 제품에 수출을 금지하는 제제를 뜻한다. 미국은 지난 2022년 러·우 전쟁으로 컴퓨터, 센서, 정보통신 등 57개 품목·기술에 대한 대(對)러시아 수출통제 강화 조치를 발표했는데 당시에도 해외직접생산품규칙을 적용한 바 있다.
이번 중국 수출통제 강화조치와 관련해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이 조치는 바이든-해리스 행정부가 동맹국 및 파트너와 협력해 중국이 국가 안보에 위험을 초래하는 첨단 기술 생산을 국산화하는 능력을 약화하려는 표적화 접근의 정점"이라고 말했다.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만든 HBM은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빨라 AI 메모리 시장의 필수재로 꼽히고 있다.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 삼성전자가 앞다퉈 개발에 뛰어들고 있으며 제품 명칭은 기술 개발에 따라 1세대(HBM)를 시작으로 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 등으로 명명됐다. 현재는 5세대 HBM인 HBM3E가 주력 제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미국의 HBM 대중국 수출 규제로 삼성전자는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SK하이닉스는 HBM 대부분을 엔비디아에 공급 중인 반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를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엔비디아로 추정되는 주요 고객사를 거론하며 "퀄(품질 테스트) 과정상 중요 단계를 완료했다"고만 말했다.
삼성전자는 HBM 주요 고객사를 밝히고 있지 않으나 업계에선 미국 AMD와 중국 기업에 주로 공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로이터는 전날 "이번 조치로 오직 삼성전자만 영향을 받을 것(only Samsung Electronics to be affected)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삼성전자 HBM 매출 중 약 20%가 중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성장했으나 아직 HBM3E 매출 비중은 10% 초중반 수준에 불과하다. HBM 매출 약 90%가 저사양 제품인 셈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4분기 HBM3E 매출 비중이 50%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본격적인 판매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대중국 수출 규제 영향을 받지 않으려면 결국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이번 HBM3E 인증을 최종 통과하게 된다면 삼성전자는 HBM 부문에서 경쟁력 회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반면 만약 실패할 경우 미국 정부에 의해 중국향 HBM 공급이 제한될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HBM 생산 물량 소화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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