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말 국민연금 전체 잠정 수익률 11.34%이중 국내 주식 잠정 수익률 -0.87%로 평균 깎아 수익성 확보 위해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 재조정
7일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국민연금기금의 기금 전체 수익률은 연초 이후 11.34%(잠정) 증가했다. 이는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와 기술주 중심의 강세와 해외주식 운용 수익률이 양호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도 호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국내 주식은 0.87%의 손실을 기록했다. 국내주식은 대형기술주 실적 우려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나섰다. 지난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뷰노, 에이비엘바이오, HK이노엔, 리가켐바이오 등 바이오 종목과 피에스케이, 케이씨텍, 이녹스첨단소재 등 반도체 종목의 보유 주식을 팔아치웠다. 클리오와 씨앤씨인터내셔널과 파마리서치, 토니모리도 지분을 정리했다.
지난해 국민연금이 가장 많은 지분을 정리한 종목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다. 지난달 23일 국민연금은 기존 8.01%에 달하던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을 2.89%까지 낮췄다. 당분간 주가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 전망한 것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패션과 화장품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으로 지난 1996년 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를 수입해 국내에 유통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다양한 브랜드로 소비자의 사랑을 받았던 기업이지만 지난 2023년부터 실적이 저하되고 있다. 2023년 매출은 1조3543억원, 영업이익은 4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58% 감소했다. 올해도 실적 반등보다는 전년보다 다소 낮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세계인터내셔날이 기록한 3분기 매출액 2960억원과 영업이익 21억원에 대해 "시장기대치를 하회했다"며 "내수 경기 부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이를 개선하기 위해 브랜드 인수, 라이선스 취득 등 사업 구조를 바꾸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나 당장 보이는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과 이수페타시스 등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기업의 주식도 처분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0월28일 2.98%를, 이수페타시스는 3.31%가량을 매도했다.
반면 게임주와 일부 유통 종목은 다수 매수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1월27일 시프트업 지분 1.02%를 추가 취득했다. 더블유게임즈와 엔씨소프트도 각각 1%, 1.01%가량 지분을 늘렸다. 올해 게임사들의 신작 출시가 예견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증권사들은 시프트업을 게임업종 내 최선호주로 권하고 있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시프트업에 대해 "4분기 매출액은 시장 기대치(컨센서스)에 부합하고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에 소폭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올해 2분기에 주가 모멘텀이 집중돼 있으므로 업종 내 최선호주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11일 해제되는 6개월 보호예수 물량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나 기관투자자 물량은 지분율 2.22%이고 2대 주주의 지분은 34.85%이기에 지분 매각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했다.
유통 종목의 경우 이마트의 지분율을 10.01%까지 늘렸다. 이는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자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이 보유한 10%보다 0.01% 높은 수치다. 현대백화점과 롯데쇼핑의 지분도 각각 1% 이상 확보했다.
일진전기와 STX엔진, 피엔에이치테크, HL만도 등의 지분도 2~3% 가량 늘렸다. GS피앤엘과 KB발해인프라는 각각 8.61%, 7.97% 신규 취득했다.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국민연금 5차 재정추계에 따르면 수익률이 1%포인트 상승 시 기금 소진 시점은 5년 연장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수익성은 중요한 운용 원칙"이라며 "이를 고려해 최근 5년과 향후 배분 비중을 보면 국내 주식의 비중이 줄어들고 해외 주식의 비중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축소는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실제로 국내 주식의 절대적인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국민연금은 여전히 국내 주식시장의 안정성을 지원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태그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ljh@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