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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계엄 후폭풍에 내수 절벽 현실화···재계, 성적표 열기 두렵다

산업 재계

계엄 후폭풍에 내수 절벽 현실화···재계, 성적표 열기 두렵다

등록 2025.01.09 06:00

수정 2025.01.09 10:09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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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 부진한 실적에 원성 고조"계엄 이은 탄핵 정국에 기업·소비심리 위축""불확실성 해소 위해 국정 안정 힘 모을 때"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2024년 4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기업별 성적표 공개 시즌이 도래했다. 그러나 어느 하나 할 것 없이 대부분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비상계엄에서 탄핵소추로 이어진 복잡한 정국과 맞물려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결과물을 제시할 것이란 인식에서다.

8일 재계 전반에선 국내 대표 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날 공개한 잠정실적을 놓고 여러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이 제시한 숫자가 증권가 등의 앞선 전망치를 크게 하회한 탓이다.

먼저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매출 75조원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반도체 위기 국면이던 전년보다 10.65%와 130.50%씩 성장했으나, 전분기와 비교했을 땐 각 5.18%, 29.19% 감소한 수치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당초 7조5000억원, 많게는 8조~10조원까지 내다본 증권가의 기대치보다 현저히 적은 영업익을 거두면서 우려를 낳았다.

LG전자의 실적도 양호하진 않다. 4분기만 놓고 따지면 매출은 22조777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2% 늘어나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1461억원으로 53.3%나 급감했다. 사상 최대 매출 행진을 유지한 것은 고무적이나, '반토막' 난 영업익이 옥의 티였다.

두 기업의 실적 부진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PC 등 전방 IT 수요 침체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로 인해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졌을 뿐 아니라 제품 판매에도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또 LG전자는 작년 하반기 들어 급등한 글로벌 해상운임에 발목을 잡혔다.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 요인이 악재로 작용한 셈이다.

다만 재계가 아쉬워하는 대목은 정부와 정치권이 악전고투하는 기업을 제대로 받쳐주지 않았다는 데 있다. 작년 12월 3일 갑작스럽게 선포된 비상계엄 얘기다. 그 여파에 우호적이지 않은 경영환경이 만들어졌고 기업의 4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목소리가 감지된다.

실제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내엔 이상 징후가 속속 포착됐다. 사회·경제적 불안감에 국민들이 지갑을 굳게 닫으면서 연말 특수가 사라진 게 대표적이다. 이에 통상적으로 연말에 호황을 맞는 유통·여행업은 물론 전자, 자동차에 이르는 산업 대부분에 먹구름이 꼈다. 12월 신용카드 일평균 사용액(한국은행 통계)이 2조4796억원으로 전월보다 약 1700억원 감소한 것도 이를 방증한다.

국가 신인도가 흔들리면서 환율도 요동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후폭풍에 작년 12월 한 때 1486.70원까지 치솟았고, 지금은 1460원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과거엔 환율 상승이 수출에 득이 된다는 게 정설이었지만, 지금은 그 반대다. 주요 수출 기업의 생산 기지가 해외 각지에 분포해 있어 예전만큼 효과를 보기 어렵고 오히려 비용만 늘어난다는 인식이 짙다.

결국 정부의 오판이 우리 경제와 기업을 동시에 사지로 내몰았다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동향 1월호'에서 계엄·탄핵 정국의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소비심리지수(88.4)가 전월보다 12.3p 떨어지는 등 우리 경제가 활력을 잃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특히 2016년의 '박근혜 탄핵' 국면 때보다 더 위험한 수준인 것으로 KDI는 보고 있다.

이렇다 보니 재계에선 기업이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경영에 전념하도록 정치권이 현 상황을 매듭짓는 데 주력해달라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경제에 있어 가장 큰 공포는 불확실성"이라며 "정부와 정치 지도자가 조속한 국정 안정화를 위해 힘을 더 모아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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