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작년 4조 넘겨···업계 최초셀트리온·유한 등 최대 매출 전망올해도 기업 성장 이어질 듯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22일 실적 발표를 한 이후 제약바이오기업이 연달아 실적 발표를 예고하고 있다. 연초부터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연말 비상계엄 사태와 미국 대선 등 변수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역대 최대 매출을 바라보는 상황이다.
주요 기업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4조547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9% 늘어난 1조320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4조 클럽' 입성에 성공했다. 연 매출 3조원을 달성한 지 3년 만이다.
이는 4공장 매출 상승 및 1~3공장 풀가동에 따른 영향이다. 지난해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1조원 규모의 계약을 잇따라 3건 체결하며, 연 누적 수주 금액 5조원을 돌파했다. 창사 이래 누적 수주 총액은 약 176억 달러다.
회사 측은 올해 4월 완공 예정인 5공장(18만L)을 비롯한 제2 바이오캠퍼스(5~8공장) 구축을 통해 현재 확보한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꾸준히 유지한다는 구상이다. 제2 바이오캠퍼스 완공 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력은 132만4000L로 늘어난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지난해 연간 매출 1조5377억원, 영업이익 435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썼다. 올해는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을 중심으로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셀트리온도 '3조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지난해 연 매출 추정치는 3조5039억원으로 전년 대비 60% 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셀트리온은 지난해 11월 "당사 매출 3조5000억원 달성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약개발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셀트리온은 올해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의 연내 임상시험 돌입을 목표로 삼았다. 지난달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를 출범하며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도 진출했다.
제약 업계에서도 매출 앞자리가 바뀌며 최대 매출을 달성할 기업이 늘었다. 유한양행은 '2조 클럽' 입성을 눈앞에 뒀고, 보령, 차바이오텍, HK이노엔 등은 '1조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예상 매출은 전년 대비 11%가량 늘어난 2조7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50% 이상 증가한 850억~88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유한양행 매출이 2조원을 넘기면 전통제약사 중 최초로 2조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2014년 연매출 1조원 시대를 연 이후 10년 만이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미국에서 판매가 개시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로 거둔 성과 덕분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렉라자 상업화에 따라 마일스톤(기술료) 6000만달러(약 860억원)를 수령했다.
보령과 차바이오텍도 지난해 처음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예상된다. 두 업체는 지난 2023년 각각 8596억원, 954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보령은 고혈압 신약 카나브 패밀리 판매 확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자체 개발 제품군을 통한 매출이라 기반도 탄탄하다는 평가다. 차바이오텍은 싱가포르·호주 등 해외 클리닉 시장 공략 성과가 성공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이외에 HK이노엔도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따라 1조 클럽 가입 가능성이 있다.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은 해외 진출과 기술 수출 성과로 매년 실적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연구개발(R&D) 역량 축적을 통한 신약개발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데다가 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서다.
올해도 제약바이오 산업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정KPMG 경제연구원이 발간한 '2025년 국내 주요 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글로벌 경제가 1%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인한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악재로 인해 국내 전통 수출 주력 산업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바이오의약품 비중이 확대되면서 CDMO 시장이 동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비만·당뇨병 치료제의 급성장과 면역항암제의 지속적인 강세 등으로 올해 글로벌 의약품 시장은 전년 대비 약 4.5% 성장해 1조207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가운데 바이오의약품은 올해 5710억 달러로 전체 의약품 매출의 약 4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봤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은 올해 전년 대비 13.7% 성장한 248억 달러로 바이오의약품 시장과 함께 동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CDMO 시장이 부상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기존 CDMO 기업뿐만 아니라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전통 제약사까지 CDMO 사업 본격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달 유럽 소재 제약사와 14억1011만달러(2조747억원) 규모의 초대형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하며 자체 최대 수주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주금액(5조4035억원)의 40%에 달하는 금액이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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