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4월 18일 금요일

  • 서울 23℃

  • 인천 21℃

  • 백령 9℃

  • 춘천 26℃

  • 강릉 22℃

  • 청주 28℃

  • 수원 24℃

  • 안동 25℃

  • 울릉도 14℃

  • 독도 14℃

  • 대전 27℃

  • 전주 28℃

  • 광주 26℃

  • 목포 19℃

  • 여수 18℃

  • 대구 24℃

  • 울산 21℃

  • 창원 20℃

  • 부산 18℃

  • 제주 17℃

산업 재계 총수들의 '광폭행보'···삼성·SK, HBM 주도권 사활

산업 재계

재계 총수들의 '광폭행보'···삼성·SK, HBM 주도권 사활

등록 2025.04.11 11:51

수정 2025.04.11 12:06

전소연

  기자

공유

이재용 회장, 日·中서 외교 세일즈···시진핑 주석 접견최태원 회장은 대만 TSMC와 회동···반도체 사업 속도D램 시장 지각변동···SK하닉, 삼성 제치고 점유율 1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최근 전 세계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높아진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본과 중국, 대만을 오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는 HBM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 속 수장들이 직접 자사 존재감을 키우고 핵심 고객사와의 접점을 확대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외교 세일즈 나선 반도체 총수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양사 수장들은 최근 잇달아 해외에서 현장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일본과 중국에서, 최태원 회장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가 위치한 대만을 방문해 각각 글로벌 반도체 고객사 및 파트너사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이재용 회장은 지난달 22~28일 '중국발전포럼(CDF) 2025' 참석을 위해 중국을 찾았다. 이 회장은 현지에서 샤오미 베이징 자동차 공장에서 레이쥔 회장과 만난 뒤, BYD(비야디) 본사도 찾았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회장의 이번 행보는 전장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밖에도 이 회장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도 회동해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면담에 참석했다.

이어 지난 2일에는 일본 출장길에 올라 일주일간 머물다 돌아왔다. 이 회장은 출강 기간 중 삼성의 일본 내 협력회사 모임 'LJF'에 있는 소재·부품 협력사들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인공지능(AI) 사업 협력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최태원 회장도 이번 주 초 대만을 찾아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을 만났다. 출장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의 대만 출장은 약 10개월여 만으로, 당시에도 최 회장은 TSMC를 만나 HBM 협력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삼성·SK '엎치락뒤치락'···삼성 뛰고 SK 날고


양사 총수들의 이번 출장은 HBM을 둘러싼 글로벌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고객사와의 관계를 다지고 기술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선제적 행보로 풀이된다.

HBM은 고성능 AI 반도체에 필수적인 차세대 메모리로, 전 세계 AI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HBM 수요도 함께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차세대 HBM4 양산을 예고하며 기술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HBM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HBM의 고성장이 뚜렷해지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도 한층 더 뜨거워졌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제품인 HBM4 조기 양산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안정적으로 HBM을 납품하는 등 시장 우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업체별로 삼성전자는 HBM4(HBM 6세대) 양산 시점을 올해 하반기로 잡고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가 내놓은 로드맵 기준으로 HBM4 양산은 내년이었으나, 기존 계획보다 약 6개월 앞당긴 것이다. 이번 계획 수정은 HBM4를 비롯한 차세대 HBM 시장에서 고객사들의 요구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다만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1년 가까이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품질 검증)를 넘지 못하고 있는 데다가, HBM3E 등 고성능 AI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용 제품에서도 초기 시장 대응에 뒤처지며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줬다.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은 HBM이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HBM3(HBM 4세대)를 시작으로 2024년 HBM3E 8단, 12단을 업계 최초로 양산했다. 최근에는 후속 제품인 HBM4(6세대) 12단 제품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샘플 공급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최근 삼성전자를 누르고 D램 시장에서 점유율 1위도 차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D램 시장에서 점유율 36%를 기록하며 1위에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34%, 마이크론은 25%를 기록하며 뒤를 쫒았다. 특히 HBM 분야에서는 7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D램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 관계자는 "HBM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고객사 입장에서는 기술력과 공급 안정성을 다 갖춘 기업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총수들이 직접 현장을 찾은 건 (고객사와의) 관계 강화는 물론, 핵심 고객의 주문 니즈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겠다는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