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시장 매출 78% 증가AI 기반 물류기술 접목 '시너지'한국형 와우 멤버십 도입, 고객 충성도 강화
쿠팡이 대만과 글로벌 신사업 부문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한국 중심의 유통 플랫폼이라는 틀을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 2025년 1분기 기준 신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78% 급증한 1조5000억원에 달한다. 대만에서는 로켓배송 기반의 초고속 물류 시스템과 인기 브랜드 확대를 통해 상품군을 5배 이상 늘렸고,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도 인수 1년 만에 흑자 전환 조짐을 보이고 있다.
7일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Developing Offerings 부문(대만·파페치·쿠팡이츠·쿠팡플레이 등) 매출은 10억3800만달러(약 1조5078억원)로, 전년 동기 6억2000만달러 대비 67% 증가했다. 고정환율 기준으로는 78% 늘어난 수치로, 전체 매출에서 해당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13%에 달한다. 기존에는 '주력 커머스를 보완하는 실험적 부문'으로 분류되던 영역이 이제는 하나의 실질적 성장 축으로 올라선 셈이다.
이 가운데 대만은 단연 핵심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쿠팡은 2022년 10월 대만에 첫발을 들인 뒤 약 1년 반 만에 로켓배송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대만 진출 이후 약 5000억원 규모의 현지 투자가 이뤄졌고, 현재까지 2개의 자동화 물류센터가 운영 중이며 3호 센터도 올해 안에 개소할 계획이다. 머신러닝 기반의 재고 예측, AI 기반의 자동 분류 시스템 등 한국에서 검증된 기술을 현지에 그대로 이식한 것이 강점이다.
실제 효과는 수치로 나타난다. 글로벌 웹 트래픽 분석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쿠팡 대만 사이트의 2025년 1월 기준 월간 방문자 수는 370만 명으로, 불과 3개월 전인 지난해 10월(140만 명) 대비 2.6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쿠팡 대만의 상품군은 전년 대비 500% 이상 늘었으며, 코카콜라·펩시·P&G·유니참 등 글로벌 브랜드들과의 직접 유통 계약도 본격화됐다.
쿠팡은 한국에서 '락인 효과'를 견인한 유료 멤버십 서비스 '와우(Wow)'도 대만에 정식 론칭했다. 쿠팡 측은 "와우 멤버십을 통한 고객 재방문율 상승과 장바구니 단가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사용자 데이터에 따르면 와우 가입자의 평균 구매 횟수는 비가입자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요한 건 쿠팡의 성장 스토리가 이제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한국에서 만든 플레이북이 대만에서도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은 초기 한국 시장과 매우 유사한 소비 행태와 인프라 구조를 갖고 있어, 우리가 쌓아온 고객 경험과 운영 역량을 검증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덧붙였다.
한편 쿠팡의 또 다른 신사업 축인 '파페치(Farfetch)'는 인수 당시 '모험'이라는 시선을 받았지만, 1년 만에 손익 구조를 전환하며 기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약 6500억원을 투입해 인수한 파페치는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1400여 개의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190개국에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플랫폼이다. 쿠팡은 인수 이후 사업부 구조조정과 수익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을 단행했으며, 그 결과 2024년 4분기 기준 418억원의 조정 EBITDA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411억원에서 3분기 -27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은 완전한 반전이다.
쿠팡은 이번 분기 총매출 11조4876억원, 순이익 1656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주력 커머스 부문은 여전히 전체 매출의 87%를 차지하지만, 신사업 부문은 성장률과 전략적 중요성 면에서 '두 번째 커머스'로 부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익률은 커머스에서, 성장률은 신사업에서 나온다"는 내부 기조가 시장에서도 실질로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범석 의장은 "우리는 한 시장에서 검증된 고객 경험과 운영 역량이 다른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으며, 대만은 그 첫 번째 증거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 쿠팡은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으로서 각 시장의 특성을 존중하면서도, 고객 중심의 핵심 가치는 일관되게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quee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