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사업 비중 커 '정치 테마주' 꼬리표백종탁 대표, 주택사업 확대 선봉役 주목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일성건설은 올해 1분기(1~3월) 1140억원의 매출과 30억원의 영업이익, 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해 하반기에 지속됐던 적자에서 벗어났고 영업활동현금흐름과 영업창출현금 또한 각각 13억원, 37억원을 거둬들여 흑자 전환했다.
여기에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수주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일성건설은 지난달 라오스 국립의과대학병원 건립사업(지분율 32.96%, 계약액 390억원)과 부산신항~김해간 고속국도 건설공사 제1공구 사업(지분율 10%, 계약액 340억원)을 따내며 일감을 새롭게 확보했다.
일성건설은 지난해 말 '이재명 테마주'로 떠오르면서 업계 안팎의 관심 속 주가가 널뛰기한 바 있다. 1300원 대에서 거래되던 일성건설 주식은 외부 자극으로 4000원 선까지 치솟았지만, 대선이 다가올수록 장기 투자처로서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현재 1700원 선으로 다시 떨어져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 등 외형과 수익성이 동시에 급격하게 악화했고 부채가 늘고 자본이 쪼그라들면서 부채비율은 업계 최고 수준에 이른 상황이다.
일성건설의 지난해 총매출은 5003억원으로 2023년(6077억원) 대비 17.7% 감소했다. 1년 새 영업이익과 영업현금흐름은 각각 435억원, 264억원 적자를 냈다. 3년간 순이익은 741억원(2022년) → 408억원(2023년) → -575억원(순손실, 2024년)으로 매년 급감하는 등 불안정한 흐름을 보여왔다.
영업 실적 하락과 수익성 악화는 부채비율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일성건설의 부채비율은 지난 2023년 말까지 227.3%로 업황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454.4%로 급등한 데 이어 올 3월 말 기준 514.7%까지 악화됐다.
일성건설의 주요 사업은 토목·건축공사다. 도로·터널·공동주택·산업설비·부지조성 등 전방위 시공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최근엔 해외 개도국에서 ODA(공적개발원조) 사업도 일부 수행 중이다.
사업별로 보면, 재건축이나 가로주택, 지역주택조합사업(지주택) 등 민간 건축 사업도 영위하고 있지만 각 지방청이나 국군재정관리단·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서 발주하는 관급 공사(공공건축) 비중이 높아 정부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일성건설이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한 정책 기대감에 따라 주가가 요동친 대표적 '정치 테마주'라는 점을 시장은 주목한다.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추진한 '기본주택' 정책이 부각될 때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잇달아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2023년 영장 기각과 2024년 말 비상 정국 관련 정치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주가 흐름은 반복됐다.
문제는 이 같은 주가 급등이 실제 수주 실적이나 펀더멘탈 개선과는 거리가 멀었고 결과적으로 반짝 상승 후 식는 양상이 이어졌다. 이에 업계에선 일성건설의 성장과 실적 개선 여부는 정부 주도의 공공 발주 확대는 물론, 자체적인 민간 분야 수주 확보 능력에 달렸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즉,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3기 신도시, 수도권 광역 교통망(GTX), 공공택지 개발 등이 구체화하면 실적에서도 반사 수혜가 가능하지만, 수익성이 좋은 민간 건축 사업 확대와 부채 감축 및 원가율 개선 없이는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일성건설은 지난 3월 백종탁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반등 기미를 보이는 주택사업에 힘을 싣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백 대표는 1990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뒤 빌딩사업부 영업팀장, 씨브이네트(삼성 계열 홈네트워크 업체) 사내이사, 건축토목사업부 주택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그는 주택본부장 재임 당시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래미안 원펜타스)과 반포주공1단지3주구 재건축사업(래미안 트리니원) 수주를 이끌었다.
일성건설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실적 회복과 관련해 "공공공사, B2B 공사, 해외 ODA 사업 등 안정적인 재원과 수익성이 확보된 수주 전략의 결과로 판단하고 있다"며 "당사는 재무 건전성 강화를 위해 양질의 수주 중심 영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백종탁 대표이사 취임을 계기로 주택사업 경쟁력 강화와 원가율 개선, 인력 운용 체계 개편 등 중장기 전략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성건설은 1978년 고 문선명 통일교 총재의 삼남인 문현진 사장(현 UCI그룹 회장 겸 GPF재단 이사장)이 설립한 후 통일 재단 산하에 있다가 1998년 법정관리를 거쳐 2003년 IB캐피탈(IB Capital Ltd)로 인수됐다. 당시 IB캐피탈은 유상증자와 채무 인수를 통해 최대주주(지분 71.5%) 지위를 확보했다.
IB캐피탈은 지난 3월 말까지 일성건설 지분의 63.88%(3451만2600주)를 보유하고 있었고, 이후 3.48%를 매도했다. 현재 지분율은 60.41%(3263만5354주)로 확인된다.

뉴스웨이 권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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