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투자의견 하향 시작으로 이틀 연속 약세기관·외국인 집중 매도···불안해진 개인투자자밸류에이션 부담 vs 상승 여력 충분 의견 갈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전 거래일 대비 0.64% 내린 139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11일 주당 153만5000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찍은지 열흘 만에 9.3% 하락한 것이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18일 장중에는 8%대 급락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틀간 이어진 약세는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이날 오후까지 외국인은 삼양식품을 476억원어치, 기관은 157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은 604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있지만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이는 지난 18일 HSBC가 국내 증시의 소비재 섹터 투자 전략 리포트를 통해 삼양식품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하며 시작됐다. 삼양식품 목표주가 역시 기존 160만원에서 140만원으로 낮췄다. 지난 2024년부터 1년간 주가가 급등하면서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부담이 확대됐다는 게 주된 이유다. 이달 밀양 제2공장 완공에 따른 생산력 확대 기대 역시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고도 분석했다.
그러나 국내 증권가에서는 삼양식품의 상승 여력이 남았다고 판단해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날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 단기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점을 고려하면 자연스러운 기술적 조정으로 판단한다"며 "분기 수출액 증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에 중단기 주가는 추세적 우상향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시장에서의 러브콜과 생산능력 확대가 어우러져 내년까지 이익이 확대될 것을 전제하면 현재 PER이 합리적인 수준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삼양식품 주가수익비율(PER)은 34.67배로 업종 평균(15.86배) 대비 약 2배 이상 높게 형성된 상태다.
박성호 LS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는 밀양 2공장이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서 구조적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이라며 "글로벌 식품·외식 기업들이 구조적 성장기에는 업종 대비 100% 이상의 프리미엄 멀티플을 적용받은 사례를 고려할 때, 25배의 PER은 무리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박 연구원은 삼양식품의 목표주가를 기존 125만원에서 175만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선 삼양식품이 고점을 찍고 조정에 진입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삼양식품은 1년 전 주당 63만원 선에서 거래되던 것과 비교해 현재까지 120% 가량 상승했다. 한 삼양식품 투자자는 "K라면 열풍으로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향후 성장성을 믿고 투자에 들어갔다"며 "외국계 증권사 매도 리포트가 하락세의 시작점이 되는 건 아닐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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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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