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블로그까지 피드형으로 변화AI 추천·콘텐츠 다양화로 차별화 추진앱 개편으로 체류시간·매출 증대 목표
17일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오는 23일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핵심 화면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현재 전화번호부식 친구 목록인 메인 화면이 친구의 사진·동영상 등 콘텐츠를 모아 보여주는 피드 형식으로 변경될 전망이다. 카카오톡이 첫 화면을 대대적으로 손보는 건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로 처음이다.
기존 서비스가 메시지를 기반으로 했다면,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이용자 프로필 업데이트, 단톡방 내 사진·영상, 생일 알림 등이 피드에 실시간 노출되며 관계 기반 소통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카카오톡의 첫 번째 탭인 친구 탭이 단순한 목록에서 일상을 공유하는 피드 서비스로 바뀌며, 지인들의 일상 콘텐츠를 모아 보여주는 구조로 재편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네이버는 이미 애플리케이션(앱) 전반을 피드형으로 전환했다. 올해 스포츠·엔터테인먼트에 이어 패션·뷰티·리빙·푸드 등 6개 지면에 노출되는 콘텐츠들을 피드형으로 바꿨다. 이용자의 단순 검색을 넘어 발견과 탐색 기능을 강화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최근엔 블로그 서비스를 22년 만에 피드형으로 개편하기도 했다. 피드에는 자체 인공지능(AI) 기반의 콘텐츠 추천 기능을 넣어 알고리즘에 따라 AI가 추천한 콘텐츠가 노출된다.
제공되는 콘텐츠가 풍부해야 하는 만큼 피드형 콘텐츠 확보에도 열중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네이버의 숏폼 서비스 클립 크리에이터의 경우 기존 숏폼에서 이미지·텍스트 분야까지 늘렸다. 크리에이터는 본인의 창작물을 통한 수익 창구를,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는 상품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쇼핑 커넥트'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서비스를 각각 뜯어보면 피드형으로 전환하는 점은 같지만 '관계 중심형 피드'와 '발견 기반형 피드'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카카오는 지인 관계망을 활용한 차별화된 소셜 경험을 강화하는 반면, 네이버는 빅데이터 기반의 추천·발견 기능과 커머스를 접목해 체류시간과 매출을 동시에 노릴 수 있게 된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피드형으로 전환하고 나선 건 틱톡과 유튜브 숏츠가 장악한 이용자들의 이용 시간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서다. 이용자들이 플랫폼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야 광고 노출도 많아지게 되면서 수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한 앱은 유튜브,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네이버, 틱톡 순으로 나타났다. 유튜브의 월 평균 사용시간은 1083억분으로, 2위를 차지한 카카오(327억분)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인스타그램 224억분, 네이버 205억분, 틱톡 66억분을 각각 기록했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플랫폼들의 공세 속에서 카카오와 네이버 모두 중요한 변화에 나서고 있다"며 "각 회사가 가진 장점을 살려 이용자 체류시간을 어떻게 늘릴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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