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주최 측이 집계한 총 관중 수는 3만8500명이었다. 최대 4만9000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이 경기장에는 1층 좌석의 대부분이 가득 찼다.
이중에는 오후 2시부터 바로 옆 문학야구장에서 SK와이번스와 NC다이노스의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한 뒤 축구장으로 자리를 옮긴 관중도 적지 않았다.
북측 관중석에는 붉은악마 인천지부 회원들을 중심으로 우리 대표팀의 응원단이 자리했고 남측 관중석에는 푸른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인천아시안게임 청년 서포터스 말레이시아 팀 단원들이 부채형 응원도구와 말레이시아 국기를 흔들며 말레이시아 선수들을 응원했다.
전반 26분 임창우(대전 시티즌)의 헤딩골로 우리나라가 경기를 주도하자 관중석에서는 수차례에 걸쳐 파도타기 응원이 이어졌다. 파도타기 응원은 붉은악마 회원들이 주로 주도했고 경기 후반에는 말레이시아 청년 서포터스 단원들이 파도타기 응원을 시작하기도 했다.
3만여명의 관중들은 붉은악마의 응원에 맞춰 “대~한민국” 구호를 힘차게 외치면서 12년 전 이 경기장에서 이룩한 신화를 재연했다.
문학경기장은 지난 2002년 6월 18일 포르투갈과의 한일월드컵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가 열렸던 곳이다. 당시 박지성의 결승골로 1대0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 경기장에서 16강 진출을 확정지으면서 4강 신화의 주춧돌을 놨다.
그러나 이 경기장에는 옥에 티도 있었다. 바로 선수들이 뛰는 피치(그라운드)의 상태였다. 경기 초반부터 하프라인 인근의 피치는 선수들이 격렬하게 움직일 때마다 쉽게 훼손됐다. 잔디가 쉽게 파이고 맨흙이 드러나는 부분도 더러 있었다.
하프타임 때 경기장 관리 요원들이 삽을 들고 긴급 보수 작업을 벌였지만 후반에도 피치는 여러 번 손상됐다. 이광종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도 “문학경기장의 잔디가 잘 파였던 탓에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다”며 피치 상태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문학경기장의 잔디는 최근 다시 심어진 것이다. 이곳에 심어진 잔디는 원래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의 잔디다. 인천시 측이 잔디가 심어진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개막식을 치를 경우 잔디가 망가질 것을 우려해 잔디를 모두 철거해 문학경기장으로 옮겨 심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한 잔디가 경기에 악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축구 종목 주경기장인 문학경기장에서는 조별예선과 4강전과 결승전 등 주요 경기가 자주 열린다. 때문에 남은 대회 기간 중 잔디 관리가 경기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인천=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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