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전 계열사 노사 관계 ‘바로미터’···파업 나서면 계열사로 확대될 수 있어
현대차그룹의 대표 계열사인 현대자동차는 그룹사 노사 관계의 바로미터로 각 계열사 노사가 임단협을 체결할 때도 현대차를 참고하는 경향이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조는 지난 14일부터 잔업과 특근을 거부하며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노조의 잔업·특근 거부는 파업 수순을 밟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도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잔업과 특근을 거부한 바 있고 결국은 파업에 나섰다.
현대차 노조는 이미 합법적인 파업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파업찬반 투표에서 압도적인 비율로 찬성 가결됐고, 중앙노동위원회는 노조가 제기한 노동쟁의 조정신청에 대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현대차 노사는 추석 전 올해 임단협을 타결하기 위해 매일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집중 교섭에도 나서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으면 노조가 4년 연속 파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15만99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완전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통상임금 범위 확대와 성과급 요구(순이익의 30%)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임단협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기아차의 노사 관계도 화약고로 떠오르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16일 전체 조합원 3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기아차 노조원들은 공장에서 근무하는 1조가 오후 2시40분부터 3시40분까지, 2조 조합원은 오후 3시40분부터 4시40분까지 각각 투표하기로 했다.
기아차 노조는 앞서 올해 임금 협상 난항을 이유로 지난 10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발생을 결의한 바 있다.
다음날 곧바로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냈다. 중노위 노조가 제기한 노동쟁의 조정신청에 대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을 위한 준비를 마치게 된다.
노조 간부들은 이미 지난 14일부터 밤샘 농성과 출퇴근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기아차 역시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실제 파업에 돌입할 경우 4년 연속이다.
기아차 노사는 추석 전 임단협 타결을 위해 지난 9일까지 8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15만9900원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에서도 아직까지 올해 임단협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18개 계열사 노조대표는 지난 7일 현대차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금피크제 도입 중단 ▲통상임금 정상화 ▲자율교섭권 보장 등을 촉구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차 임단협이 타결되면 다른 계열사들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며 “타 계열사 노조는 현대차 노사의 임단협 협상 결과를 잣대로 교섭에 임하는 것이 관례화 됐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 계열사 노조 모임인 현대기아차그룹사 연대회의는 조선노조 모임인 조선업종 노조연대와 함께 오는 17일 울산 태화강에서 공동집회에 나설 계획이다. 이날 집회가 파업의 도화선이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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