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 속 경제상황 반전 위한 능력 본격 시험대구조개혁 난항 예상···“노동개혁 등 19대 국회 통과” 각오
이달 21일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취임 100일을 맞는다. 취임 전부터 ‘무색무취(無色無臭)’라는 꼬리표가 붙었던 유 부총리는 석 달 동안 대내외여건과 씨름해 왔지만, 이렇다 할 성과도, 색깔도 드러내지 못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최근에는 4·13 총선 이후 16년 만에 여소야대 상황이 전개되면서 아군마저 힘이 빠져버렸다. 경제정책의 방향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단, 석 달 간의 수습기간 이후 정치인이자 경제학자였던 유 부총리에게 성장률 사수와 구조개혁 완수를 위한 진짜 시험대가 펼쳐지게 됐다. ‘위기’이면서 ‘기회’가 된 형국에서 유 부총리가 자신의 색을 드러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유 부총리는 15일(현지시간) 구조개혁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여야가 다른 생각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야권 소통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구조개혁 추진은 사실상 유 부총리의 ‘정치인으로서 역량’이 요구되는 부분이 돼 버렸다. 다수당을 차지한 야당과 단순한 ‘기싸움’ 정도로 구조개혁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18일 기재부 현안점검회의에서 유 부총리가 19대 국회에서 노동개혁법과 서비스법 등이 통과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며 간부들도 여야 설득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G20에서 구조개혁을 언급한 것은 박근혜정부가 22개월 남짓 남은 상황에서 구조개혁을 강력히 추진할 동력을 잃어버려 필요성에 대한 최소한의 공감대를 형성해 놓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도 불가능에 가까워지면서 ‘정치인 출신 경제수장’의 역량 발휘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입법부의 권력재편이 아니더라도 현재 우리나라 경제상황은 녹록지 않다. 유 부총리가 경제학자로서 해법과 돌파구를 마련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부분이다.
올해 3%대 성장을 전망하는 기관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가 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미 기존 3.2%였던 전망치를 2.7%로 내렸고,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도 조만간 2%대로 끌어내릴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유일호 경제팀이 악조건에서 출발했다고는 하지만, 석 달 동안 모든 경제지표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도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15개월 연속 최장기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수출이 대표적이다. 소매판매와 설비투자도 두 달 연속 감소세다. 취임 직후 내 놓은 ‘미니 부양책’도 약발이 다해가고 있다. 2월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고, 3월에도 10%대 청년실업률이 유지됐다.
밖으로 눈을 돌려도 중국의 경기둔화와 글로벌 경기 부진, 저유가 등 손을 댈 수 없는 악조건이 이어지고 있다.
총선 전 조심스럽게 기대를 걸었던 ‘한국판 양적완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은법 개정이 필요하고, 아직 찬반 논란이 가라앉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필요성은 유 부총리가 분명히 선을 긋고 있다. 단, G20에서 꼭 필요하다면 편성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인 만큼 하반기 편성 가능성이 있다.
유 부총리는 현안점검회의에서 “노동개혁법, 서비스법, 규제프리존법 등이 19대 국회 중 통과될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이라며 “구조개혁과 경제혁신이 경제 재도약을 위한 해법이라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hsc329@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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