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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서민주거 외치는 국토부

[김성배의 터치다운]말로만 서민주거 외치는 국토부

등록 2016.11.08 09:01

수정 2016.11.20 20:34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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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서민주거 외치는 국토부 기사의 사진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온 나라가 최순실이라는 이름 하나로 들썩거린다. 최순실 일가가 대한민국의 권력을 사유화했기 때문만이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에 두 명의 대통령이 있다는 세간의 조롱이 허언이 아니라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국정 총책임자인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5%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서울 광화문에 모인 20만명의 인파의 하야요구는 차치하더라도 한중일 정상회담을 비롯해 사드 등 내치는 물론 외치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맡기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와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박 대통령의 꼼수는 가관이다. 등 떠밀리 듯 진정성 없이 나온 한 2차례 사과가 그렇고,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밀어붙이기가 또 그렇다. 꼼수만 부리고 야당과 손잡겠다고 말만 앞세웠지, 지독한 그 불통은 여전하다.

부동산 대책도 꼼수가 가히 볼만하다. 출범 이후 줄곧 서민주거안정을 표방하면서도 구체적인 실행수단은 누락하는 등 꼼수 의혹이 가장 대표적이다. 실제 국민의 체감도나 대책의 실질적인 내용과는 무관하게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나온 부동산대책 상당수는 서민주거안정을 내걸고 있다. 박 대통령 취임 후 한달여 지난 시점에서 발표된 4·1대책의 정식 명칭은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이었다. 당시 행복주택 등 공공주택 공급계획과 맞춤형 주거비 지원방안이 포함됐다. 행복주택은 박 대통령 대선공약집에 나온 주거대책 가운데 하나로 토지매입비용을 낮춰 기존 시세보다 싼 임대주택 공급을 주 내용으로 한다.

같은 해 8월 나온 전월세시장 안정을 위한 대응방안이나 이듬해 2월 발표한 서민·중산층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임대차시장 정상화방안, 아울러 그 해 가을께 두달여 만에 잇따라 나온 부동산대책은 겉으로는 모두 서민 주거안정을 표방하고 있다. 금융지원을 늘리고 공적인 성격을 띤 임대주택을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정책성과 등 결과는 용두사미에 그쳤다. 정부가 앞세원 행복주택이나 뉴 스테이들은 기존 도심이 아닌 수도권 외곽지역으로 밀려나 한계를 드러냈고, 그 사이에 서민들의 사는 전세값은 천정을 뚫고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는 등 서민들은 더 팍팍해졌다. 무엇보다 서민 주거안정이라는 표어가 엉뚱하게도 강남 재건축 등 규제완화로 둔갑해 버린 것.

실제 박근혜정부 출범 후 부동산대책을 꿰뚫는 핵심은 규제완화다. 각종 재건축 규제나 총부채상환비율(DTI)·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같은 금융규제가 일제히 풀렸다. 최근 강남권 재건축단지에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 역시 이 같은 규제완화가 밑거름이 됐다. 이번 11.3대책까지 14번의 대책이 나왔는데 13번의 부양책, 1번의 규제책이라고 평가하지만 이 마저도 모두 부동산 부양책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규제책이라는 이번 대책은 과열된 강남 재건축 투기 수요를 잡는다고 나왔지만, 분양권 대부분을 차지하는 조합원 물량은 쏙 빠져 있어 오히려 희소가치만 높아졌다. 이 역시 꼼수라는 얘기다. 게다가 현 정부가 역점으로 삼는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역시 서민주거난을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했거나 앞으로 할 것으로 보는 이는 거의 없다. 정부가 짠 내년도 예산안에도 서민을 외면하는 행보는 잘 드러난다. 국토부는 영구·국민임대주택에 쓸 내년도 예산을 대폭 줄인 반면 뉴스테이는 2배 가까이 늘려 잡았다가 국회에서 지적을 받았다. 정부가 건설사에 새 먹거리를 챙겨주기 위해 뉴스테이에 열중한다는 얘기를 듣은지 오래됐다. 게다가 가계부채 급증 문제도 주택공급 축소로 대변되는 8.25대책이라는 꼼수로 해결하려다가 시장의 거센 역풍을 맞기도 했다. 주택사업은 물론 금융 대책에서도 정부의 꼼수가 난무하는 셈이다.

이런 땜질식 처방으론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궁지에 몰린, 이젠 청와대에 숨어 궁색하기까지 한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적 꼼수를 부린다고 대한민국의 주택, 부동산정책을 책임지는 국토교통부나 그 공무원들까지 꼼수를 부릴 필요가 없다. 이번 정권은 조만간 막을 내리더라도 대한민국은 부동산 정책은 국민들의 삶이 질이 향상되는 방향으로 더 다가가야한다. 때문에 선분양제도를 비롯해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분양가 상한제, 비소구금융 확대, 전월세 상한제 등 주택시장은 물론 금융시장에도 근본적인 처방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이제 야당이 천거한 국무총리가 국정을 책임지는 거국 내각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부동산의 화두가 강남권 주도에서 진정한 서민주거안정으로 화두가 옮겨갈 가능성이 그 어느때보다 높다는 의미다. 이제 근본적인 처방전을 진정 국토부가 앞장서 꺼내들어야 할 때다. 무엇보다 대통령처럼 등 떠밀리 듯 땜질식으로 나서는 국토부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램을, 모든 국민들도 오롯이 갖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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